"여덟째 날"
외부의 목재작업이 이제 다 되어간다. 색(色)에 대해 생각해야 할 때다.
내가 좋아하는 색은 선명한 빛을 발하거나, 그 반대로 아주 빛이 바랜 색이다. 둘 다 빛과 친한 것이다.
사람은 활기차게 빛을 발하다가 우아하게 빛을 바래간다. 한평생을 빛으로 살다간다. 색의 존재다. 그래서 더욱 그 빈 자리가 크다. 그러나 또한 그 빈 자리로도 누군가의 가슴속에 존재하는 것이 사람이다. 그러한 존재는 가슴속에 있는 거대한 공간을 개방하며, 그 공간을 눈치채게끔 해준다. 사람에게는 이렇게 마음이라는 것이 있다.
시작의 빛과 끝의 빛 사이에서 마음은 이동한다. 색의 스펙트럼처럼 마음에도 스펙트럼이 있다. 삶은 그 스펙트럼을 경험하는 과정일 것이다. 어렵게 얘기하지만 보도블럭 같은 것이다. 우리는 당연하게 그 위에서 걸어가지만 잘 의식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어느 자리에서건 잠깐 멈춰서면 그 색이 어여쁘다. 어쩌면 꽃길같다.
여덟째 날의 어느 한 자리에서, 보도블럭 같은 색감이면 좋겠다고 나는 생각했다.
외부의 목재구조물에 칠할 오일스테인은 라임색으로 결정했다. 나무의 색감에 더해져 아주 은은한 연올리브 색으로 보이면 좋을 것이다. 그래서 어떤 의미로는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 압도적인 중량감으로 보이지 않고 보도블럭처럼 인식되고 싶다.
"우리 압도적으로 따듯해요."가 아니라 "우리 늘 곁에 있어요."를 전하고 싶은 것이다.
빛을 발하는 일에서도, 또 빛이 바래는 일에서도, 늘 그 곁에서 함께할 수 있다면 기쁠 것이다.
그런 색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