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넷째 날"
실키 작가님의 『나 안 괜찮아』 같은 만화로 책장이 가득 채워질 것이다. 긴 시간의 기다림 끝에야 얼마 전 텀블벅 프로젝트로 단행본을 출간한 잇선 작가님의 『우바우』도 그 출간시기가 더욱 반갑다. 하나하나 다 이름을 열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국내외의 소중한 작가들은 너무나 많다. 중요한 것은 그 작품들이 이곳으로 다 모이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 공간을 채우게 될 작품의 선정기준은 얼마나 마음을 섬세하게 잘 묘사하고 있는가이다. 일상적 촌철살인의 감각이라고 해야 할까. 읽는 이가 아주 깊은 차원에서 공감하게 되며, "와, 이 사람 내 마음 알고 있나?"라고 느끼게 될 그런 작품들을 함께 나누고 싶다.
'전직 오타쿠인 상담심리학 교수가 선정한 심리학적 만화 걸작선'이라고 이름을 붙이면 촌스럽게 선정적이지만 그 본질은 정확하다. 실제로 나는 실존주의의 감수성을 쉽게 전하기 위해 대학원 교재로 『무뢰전 가이』를 활용하기도 하고, 심리상담자의 태도적 가치를 이해할 수 있는 모범자료로 『바텐더』를 권하기도 한다. 『충사』나 『샤먼 시스터즈(못케)』 같은 고급 괴이물은 마음과의 관계성을 아주 잘 묘사해주고 있는 마스터피스이기까지 하다.
오늘 나는 이 공간이 보이는 것 이상으로 그 안이 더욱 충만하게 채워져 있을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살아가는 재미와 그 감동을 나누고 싶다, 이것이 우리가 준비한 공간의 취지라면, 공간의 곳곳에 보석처럼 빛나고 있을 작품들은 이미 그렇게 나누어지고 있었던 아름다운 삶의 증거들이다.
삶과 삶을 연결하기 위해 그 옛날에도 방주는 건조되었던 것이다. 우리는 어떤 대단한 플랫폼 같은 것은 아니지만, 심리학을 좋아하는 사람들,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문화활동을 좋아하는 사람들, 대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배움을 좋아하는 사람들, 쉼을 좋아하는 사람들 등이 함께 연결되어, 결국에는 우리가 이처럼 마음이라고 하는 것을 정말로 좋아했던 것이라고 기쁜 목소리로 말할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러한 목소리가 사방으로 울리게 될 꿈을 위해 공간의 사방으로 책장과 선반들을 올리고 있던 열넷째 날이었다. 건물주분이 공사상황을 확인하러 잠깐 들르셨다. 오래오래 함께 보며 친해지고 싶다고 나는 전했다. 그것은 내 마음의 사방으로 울리고 있던 정확한 그 목소리였다. 대사창 너머에 있는 고양이의 마음이었다. 유리창 너머로 선반을 가득 채우고 있을 것은 언제나 그 마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