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상담소를 만들어보자 #50

"쉰째 날"

by 깨닫는마음씨




꽃이라고 한다면 나는 안개꽃을 제일 좋아한다. 꽃을 선물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안개꽃만 아주 무성하게 한 다발 전하는 것이 좋다.


안개꽃의 그 아련한 꿈결의 느낌이 좋다. 그래서 더욱 생생하다.


마치 마음 같다.


오늘도 이 거리에서 마음을 전하고 있다. 가오픈 기간 동안 매일 안개꽃을 준비하는 중이다.


안개꽃 같은 앨범이 하나 있다면 김목인 님의 한 다발의 시선이다. 이 공간에서 재생하니 그 음색과 서정이 공간과 너무 잘 어울려서 많이 감동이다.


이런 카페에 들어가면 다들 멋지고 예쁜 사람들만 앉아 있을 것 같다고 지나가던 한 분이 말씀을 건네주고 가셨다. 사실일 것이다. 안개꽃 동산에 앉아 있으면 누구나 멋지고 예쁜 사람이 된다.


곧잘 다른 꽃들을 띄워주기 위한 배경으로 활용되는 안개꽃이지만 거기에 오해는 없다.


안개꽃은 "내가 예쁘지."라며 남들을 들러리로 만들어 자기를 만족시키기 위해 살지도, 또 "네가 예뻐."라며 자기를 들러리로 써서 남을 만족시키기 위해 살지도 않는다.


안개꽃은 나도 남도 아닌 단지 현상을 만족시키고 있다.


예쁜 것은 나도 남도 아닌 이 세상이라며, 세상에 가득 피어난다. 세상을 아련한 꿈길로 만들어간다.


그게 마음이다.


멋지고 예쁜 것은 이 세상이고, 이 거리이고, 이 공간이다. 멋지고 예쁜 그곳에 속해서 주인도 손님도 멋지고 예쁘게 보인다.


현상학은 마음의 속성을 지향성으로 말한다. 마음은 늘 무엇인가를 향한 마음이라는 뜻이다. 이 말을 다시 하면, 마음은 언제나 무엇인가에 속하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게 마음은 더욱더 큰 것, 가장 큰 것에 속하고자 움직인다. 그러한 마음의 움직임을 우리는 자유라고 부를 것이다.


자유는 마음이 커다란 것에 속해 오롯이 들어맞는 스스로의 크기를 거듭 이해하려는 운동, 즉 가장 큰 것이 마음 그 자신이라는 사실을 다시 회복하고자 하는 운동이다.


나는 이것이 바로 안개꽃의 크기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부처님 손바닥 위에 있다고도 말하지만, 차라리 나는 모든 것은 다 안개꽃 위에 있다고 말하련다.


자기의 놀라운 재능과 노력으로 멋지고 예뻐지는 것이 아니다. 타인들의 관심과 지지로 멋지고 예뻐지는 것도 아니다. 또는 자기의 윤리성을 강조하며 다른 사람들을 향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이가 멋지고 예쁜 것도 아니다.


자기보다 더 커다란 것을 향해 있고, 또 속해 있어서 멋지고 예뻐지는 것이리라. 안개꽃 위에 다만 앉아 있기에 모든 꽃은 그리 예쁘다.


오늘 이 공간을 찾아오셔서 반갑게 자리에 앉아 계신 모든 분에게 나는 지금 그렇게 느끼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시선은 정말로 한 다발의 기쁨이다.


김목인 님의 노래는 정말 잘 어울린다.


벌써 쉰째 날이다. 이 또한 아련한 꿈결같다. 돌아보면 꽃길만 걸었다. 평생을. 언제나 혼자라 두렵고 외로워서 발끝만 보며 걸었더니, 흐려진 눈길에도 서러운 눈빛에도 늘 안개꽃만 보였다.


그렇게 나를 단 한 번도 저버린 일 없이 늘 함께해준 것은 안개꽃뿐이었다. 나는 이 길에서 벗어난 적 없이 언제나 길 위에 있었고, 이 길에 속해 있었다. 그 사실을 이해하게 된 이는 그 자리에서 길에 모든 것을 맡기며 앉아버리게 될 것이다. 오늘 멋지고 예쁜 여러분이 안개꽃 동산에 앉아 있었던 그 이유일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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