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타나는 것들"
빨강이라고 하면
'응 아니야'라며
빨강이 사라지고
파랑이 나타난다
빨강과 파랑이라고 하면
빨강과 파랑이 사라지고
초록이 나타난다
빨강과 파랑과 초록이야
그리 다 말하면
이제 침묵이 대답한다
가득한 자스민꽃의 향기로
사라지는 것들은
언어의 감옥에서 나가
자유롭고 싶어서였다
삶은 그래서 자유롭게
나타나는 것들 투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