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3

"빛의 장님"

by 깨닫는마음씨




요즘엔 어둠이 사람들의 눈을 가리지 않는다.


사람들은 빛으로 자신들의 눈을 가린다.


거짓의 빛. 인공적인 가식과 위선의 빛. 착하고 순수한 척하는 그 기만적인 빛을 통해 스스로 장님이 되려 한다.


진실의 아름다움을 시기하는 이는 자신의 눈을 멀게 해서라도 그 아름다움을 지우고자 하기 때문이다.


부모의 힘으로 사장놀이, 연예인놀이, 대장놀이를 하는 이들에게는 이 '자발적 맹목(self-blind)'의 현상이 매우 자주 일어난다.


그것은 흡사 거울에 강한 빛을 비추어 거울을 가리려는 일과도 같을 것이다.


거울은 진실을 비춘다.


그렇게 전적으로 부모에게 기생하고 의존해서 살아가고 있는 자신이 실은 얼마나 무능력한지, 또 보잘 것 없는지를 거울은 그대로 비추어낸다.


세상에 대한 적개심을 피워내며, 늘 대적할 대상을 찾아 싸우려 하고, 더욱 은밀하게는 다른 이의 실패와 좌절을 간절히 바라게 되는 일도 이래서 일어난다.


열등감이 이 모든 갈등상황의 씨앗이 된다.


생물학적으로 성인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부모의 돈과 힘에 기대어 자기가 뭐라도 된 양 잘난 척하고 있는 동안에는 인간은 기능적으로 열등해진다. 이 또한 하나의 '자발적 맹목'의 상태와 같다. 열등감은 바로 이 기능의 결여가 만들어내는 것이며, 이는 이내 '기능부전'을 낳는다. 기능이 역기능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어떤 것을 하려고 해도 그 결과가 좋지 않다. 자신은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것 같으나 그 애씀이 자신을 위해 충분히 좋은 현실의 실현과 창조에 조금도 이바지하지 못한다. 오히려 자신이 바라지 않는 현실만이 더욱 강화되어가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기능부전 때문이다.


몸은 기능을 수행할 정도로 충분히 자라있으나 마음이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이라고도 할 수 있다.


흔히 말하는 '심리적 미성숙'의 상태다.


마음이 몸을 못 따라가게 된 것은, 묶여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부모에게.


그러나 부모가 묶은 것은 아니다. 자신이 묶고 있는 것이다. 부모의 권세와 그 영향권을 떠나면 하찮은 존재가 될 것 같은 두려움이 이 결박의 집착을 낳는다.


자신의 세계를 환히 비추어주던 빛이 없어질까봐 무서워, 부모라고 하는 그 임의적인 빛을 자신의 눈에 바짝 대고 있는 모습과도 같을 것이다.


그러나 예외없이 인간은 항성으로 태어난다.


모든 인간은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는 자가발전의 존재다.


별의 중심에 핵이 있어 빛을 발하듯이, 인간의 중심에는 마음이 있어서다.


자라난 몸의 중심에 마음이 안착할 때, 바로 그렇게 인간이 자신의 마음으로 살아갈 때, 인간은 스스로 빛나는 존재다.


그것이 바로 인간의 진실, 그 아름다움이다.


가식적이고 위선적인 그 어느 인공적 빛에 매달리지 않아도, 인간은 스스로 빛나고 있기에 빛이라는 것을 결코 잃을 수 없다.


고전적으로는 인간이 가진 그 빛을 영혼이라고 불렀다.


인간의 영혼을 가리는 것은 어둠이 아니라 오늘날에는 빛이다. 가장 순수하고 근원적인 그 빛보다, 자기가 더 진정한 빛이라고 주장하며 우리의 눈을 찔러오는 그 착하고 하얀 척하는 거짓의 빛들이 인간의 영혼을 무저갱에 가둔다.


열등감은 지옥같은 감정이다.


지옥에 갇힌 인간이 경험하는 대표적인 감정이 열등감인 것이다.


심리적 성숙이라는 것은, 지옥의 문이 잠겨 있지 않다는 것을 직시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스스로 들어가 앉아있던 것이지 강제로 감금되어 있던 것이 아니다. 이 사실을 이해할 때, 인간은 눈을 뜬 것이다. 그리고 이제 선명한 그 눈으로 지옥 밖으로 걸어나온다.


마음을 따라.


율동하는 그 심장소리를 따라. 생명의 리듬을 따라.


자유롭게.


인공의 빛으로 눈이 가려진 이가, 스스로의 빛으로 눈이 환해져 얻게 되는 최초의 것이 바로 자유다.


그것은 성숙의 증표.


네 발로 기던 유기체가 두 발로 서서 달리게 되었을 때 내지르던 그 환호성이다.


성숙해진다는 것은 더욱 자유로워진다는 것.


우리가 마음이라는 것을 갖고자 한 이유다.


열등감의 아픔으로부터 자유의 기쁨으로 해방되기를 우리는 꿈꾸었던 것이다.


순전한 저 별처럼.



작가의 이전글마-음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