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자책하지 마라
반성하지 마라
너무 그렇게 화내지 마라
자신을 너무 그렇게 미워하지 마라
엄마가 없어 그랬던 것이다
엄마가 없는 아이로 유기되어 그랬던 것이다
가르쳐주는 이가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네 잘못이 정말로 아니다
네 옆에 있었던 것이
실은 엄마가 아니라
동화책과 위인전에 나오는
좋은 엄마로 보이기 위해
연기를 하는 아이여서 그랬던 것이다
연기를 하는 이는 책임감이 강하다
연극이 자기 때문에 망쳐지면 안되기 때문에
과도하고 심각한 책임감을 갖는다
그 책임감은 너를 위한 것이 아니라
좋은 엄마의 연기를 잘 하려는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
좋은 엄마의 연기가 아니라
실제로 좋은 엄마는
단순한 엄마다
바람이 불면 나뭇잎이 흔들리듯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하는 엄마다
가능한 것들로만 가능하게 하는 엄마다
숨쉬듯이
자기가 하는 당연한 일에 대해
칭찬도 비난도 필요로 하지 않는 엄마다
날숨 한 번 내뱉은 뒤
사람들의 반응을 슬쩍 곁눈질하며
눈치를 보지 않는 엄마다
SNS의 감수성과 거리가 먼 엄마다
그렇게
좋은 엄마는
아이에 대해 책임감이 강한 엄마가 아니라
단순하게
아이를 책임지는 엄마다
이 좋은 엄마는
우리의 마음속에만 있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잠들어 있다가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고 깨어나
자기의 활동을 한다
할아버지를 통해서도
유치원생을 통해서도
마음을 가진 누구에게서나
이 마음의 엄마는 깨어날 수 있다
누구나 엄마가 될 수 있다
이 사실을 몰랐던 것뿐이다
잘못이 아니다
네 잘못이 아니다
네 옆에 있던 생물학적 모체의 잘못이 아니다
그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좋은 엄마를 연기하던
엄마 없는 아이였을 뿐이다
모두가 마음의 엄마가 없어 그랬던 것이다
이제 왔으니 괜찮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대체 언제 오는지
단 한 번도 기다리지 않았던 적이 없다고
그 품을 가득 눈물로 적셔도
정말로 다 괜찮다
네 마음속에서
대체 언제 나를 알아볼까
너보다 더 많이 눈물짓고 있었던
정말로 네 엄마다
엄마의 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