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이 번진다"
지금의 마음은
시공간을 넘어
공유된다
지금의 내가 웃으면
과거의 내가 웃는다
지금의 내가 웃으면
미래의 네가 웃는다
지킬 수 없었던 것을 자책하며
깊은 무력감에 빠져
지금 화만 내고 있으면
지키지 못했던 그 과거의 사람도
같이 힘들어진다
자신을 구하지 못했다고
슬퍼하는 지금의 나를 구할 수 없는
자책감에 빠져
무력감에 빠져
그 사람도 같이 슬퍼진다
그냥도 힘들었는데
더 힘들어지는 것이다
지킨다는 이름으로
지키고 싶었던 것을
더 힘들게 만드는 일만을 해서
온세상에 슬픔이 번진다
아물지를 않는다
딱지도 앉기도 전에
또 후벼판다
눈물은 그침이 없다
나비에게는 희망이 없다
나비가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없다
눈물 위에는 앉을 수 없다
눈물이 키운 꽃 위에만 앉을 수 있다
웃음꽃 위에만 앉을 수 있다
웃음은 나에게서 시작되지 않는다
웃음은 나에게로 찾아온다
지킬 수 없었던 과거의 사람을
행복하게 했던 그 일을
지금의 내가 하면
행복한 그 사람의 얼굴이 떠오른다
웃고 있다
그 웃음이 나에게로 찾아와
나도 웃고 있다
내가 웃으니
네가 웃는다
여기에는 아직 없는 미래에서도
네가 웃고 있다
다시 만난 것 같다
지킬 수 없었던 것이 아니다
할 수 없던 것이 아니다
여기에는 이제 없고
다른 시공간에 있는 그것에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무력하지 않다
할 수 없던 무력함이 아니라
지금도 할 수 있는 무한함이다
지키지 못했던 것이 아니라
영원히 지키게 되는 것이다
존재방식이 바뀌어
이제는 다른 시공간에 있게 된 이가
웃을 수 있는 바로 그 일을 하는 것
그 웃는 얼굴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 얼굴을 떠올리는 우리의 얼굴에
떠오를 그 미소에 최선을 다하는 것
삶이라고 부른다
웃음이 번진다
웃음꽃을 피운다
나비가 찾아온다
그건
시공간을 나풀나풀 넘어
나에게 다시 날아온 바로
너였다
웃음이 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