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어웨이크닝, 왜 만들었을까요?
부모도 없고 친구도 없어 외로웠던 소년시절, 뭘 해야 할지 몰라 장자의 이야기와 선문답을 읽으며 전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그냥 지어지던 그 미소가 가득할 곳을 꿈꾸었습니다.
10대 후반부터 20대를 관통하여 자신을 든든하게 무장시켜 지켜주었던 니체, 카프카, 카뮈, 사르트르 등의 수많은 실존주의 문학들 그리고 실존철학의 저서들, 니체의 후예들인 포스트모던의 사상가들, 마릴린 맨슨과 나인 인치 네일스, 그리고 그런지 씬의 음악들, 그 중에서도 앨리스 인 체인스, 또한 라디오헤드보다는 카운팅 크로우즈, 나아가 아이다와 같은 슬로코어 밴드들, 국내의 무수한 인디포크 뮤지션들, 그리고 시인과 촌장 하덕규 선생님.
칼 로저스의 『사람중심상담(A Way of Being)』을 교정교열하다가,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한없이 샘솟던 눈물이 확증이 되어 심리상담자로서의 진로를 굳혔던 날로부터 15년이 지나, 틸리히를 사랑하고, 하이데거를 사랑하며, 레비나스를 사랑한다고, 그들의 후예인 그 무수한 실존상담자들을 사랑한다고 그 마음에 당당할 수 있는 오늘날, 정신분석, 분석심리학, 자기심리학, 개인심리학, 현실치료, 대상관계이론, 마인드풀니스에 기반한 인지치료들을 한 번씩이라도 거치며 열심히 뜨겁게 공부했던 과거의 기억과 함께, 인본주의 심리학의 대가이자 상담자 중의 상담자라고 칭해졌던 로저스의 이 말을 되새깁니다.
"저는 이제 실존상담자라고 불리고 싶습니다."
죽음을 맞이하는 커다란 고통 속에서 불현듯 찾아와 눈을 뜨게 해주었던 종교체험이, 철학적 개념으로만 생각하고 있던 실존이라고 하는 것이 대체 무엇인지를, 그리고 그것이 왜 그토록 선(禪)과 긴밀하게 연결되는지를 아주 명확하게 알게 해주었던 그 순간에, 동일한 말은 흘러나왔습니다.
"저는 이제 실존상담자라고 불리고 싶습니다."
상담을 하고, 대학에서 상담수련생들을 가르치고 슈퍼비전을 하면서, 어느덧 상담을 통해 만난 내담자라는 마음의 숫자가 1500명을 넘어가게 되었을 때, 실존상담, 그리고 실존상담자라고 하는 의미는 다시금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실존은 무엇일까요?
진짜로 사는 일입니다.
오리지널로 사는 일입니다.
남의 기준에 따라 만들어진 훌륭한 카피품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결코 대체될 수 없는 고유한 내 자신으로 사는 일입니다.
상담은 바로 이 진짜로 사는 일에 대한 것입니다.
상담자란 바로 이 진짜로 사는 일에 대한 모범샘플로 드러나는 이입니다.
니체는 말합니다.
"마음의 의사들이여, 그대들 자신을 치유하라. 자기 자신을 치유하는 자를 목격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그대의 환자들에게는 최상의 도움이다."
상담자는 상담장면에서, 진짜로 사는 일이 무엇인지를 내담자가 목격하도록 돕는 이입니다.
실존상담의 한 분파인 게슈탈트 심리치료를 만든 프릿츠 펄스는 분명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상담은 친절한 보호자처럼 라포를 형성해 내담자의 엄마가 되어 내담자의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일이 아닙니다. 또한 상담은 연예인들이 자기의 유명세의 권위를 빌어 인생스승인 것처럼 행세하며 남들에게 그럴듯한 인생교훈을 전하는 일이 아닙니다.
상담자는 엄마나 스승이 아닙니다. 공감자판기나 교훈출력기가 아닙니다.
상담은 대화입니다. 상담자는 대화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펄스가 말하듯, 상담은 진짜 대화이며, 상담자는 진짜로 대화하는 사람입니다.
만약 내담자가 선동적인 대중심리학에서 얻은 잘못된 정보로 상담자의 입을 다물게 하고 공감만 해주세요, 라고 요구하고 있다면, 바로 그 모습이 내담자가 갖는 문제입니다. 일상에서 진짜 대화를 하지 못해 상담에까지 찾아오게 된 바로 그 문제입니다.
진짜 대화란, 한 쪽에서는 독백하듯이 장대하게 자기 스토리를 이야기하고, 다른 한 쪽에서는 그 스토리를 유능한 관객처럼 들어주는 일이 아닙니다. 만약 그런 일이라면, 친구에게 삼겹살과 소주를 한턱내고 하는 것이 더 경제적입니다.
진짜 대화란, 진짜로 어떻게 살았는가 그 사실을 드러내는 일입니다. 가장 정직한 마음을 표현하는 일입니다.
자기가 생각하는 그럴듯한 자기정체성 말고, 실제의 사건에서 작동하고 있던 마음 그 자체를 처음으로 이해하는 일입니다.
자기정체성을 자기 마음이라고 착각하고 있을 때, 고통은 생겨납니다. 자기 마음을 속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담자는 내담자가 속이는 그 마음을 받아서, 대신 그 마음을 진짜로 표현하는 이입니다.
그래서 상담자의 핵심적인 능력은 바로 정직성입니다. 상담자는 이것만 있으면 됩니다. 로봇처럼 기계적으로 공감을 따로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정직하게 표현하는 일 그 자체가 무엇보다 강력한 공감입니다.
상담자는 그런 마음을 가져도 되는지 몰라서, 그런 마음을 가지면 잘못된 것 같아서 힘들어하던 내담자에게, 그런 마음을 가져도 된다고,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상담자 자신이 그런 마음을 정직하게 표현함으로써 실증하는 자입니다.
그래서 상담의 과정은 언제나 3단계입니다.
> 그런 사람이 아니라구욧, 부들부들
> 그런 사람이었어요, 엉엉
> 그래도 되는 사람이었군요, 히히, 신난다
상담의 목표는 언제나 자유입니다.
그 전까지 스스로 만든 감옥에서 풀려나 마음이 자유로워지는 현실을 누리는 일, 그것이 바로 진짜로 산다는 것입니다.
진짜로 사는 일은, 자유롭고 싶은 마음을 발견하고자 하는 진짜 대화로 가능합니다.
카페 어웨이크닝, 그래서 만들었습니다.
진짜처럼 믿어왔던 것이 전부 다 가짜로 드러나는 요즈음, 때문에 무엇을 신뢰해야 할지도 도무지 모르겠는 오늘날, 진짜를 알리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남의 기준에 맞춰 살고자 하면 가짜 스펙을 쌓게 됩니다.
마음의 자유를 따라 진짜로 살아야 진짜 스펙이 쌓입니다.
한 번이라도 제대로 쌓은 진짜 스펙은 평생 갑니다.
평생 자신을 지켜주는 아주 든든한 힘이 됩니다.
결코 잃을 수 없는 미소가 됩니다.
그 미소가 가득할 곳을 꿈꾸며, 카페 어웨이크닝을 만들었습니다.
카페 어웨이크닝, 이 세상에 진짜로 있는 곳입니다.
> 서울 마포구 서교동 342-24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