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살고 싶은가"
과장에게 혼이 났다
방구석으로 들어간다
이 마음도 괜찮아
이 마음도 괜찮아
괜찮지 않은 이 마음도
괜찮아
주문을 외운다
한 시간 동안 그러니
나는 온전한 것 같다
한 시간 동안
멍하니 그 일만 한
춥고 텅빈 방구석에서
아빠에게 혼이 났다
방구석으로 들어간다
ㄱㄴㄷㄹㅁ
abcdefghi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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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풀이의 글을 쓰고
또 쓰고 계속 쓴다
한 시간 동안 그러니
나는 온전한 것 같다
한 시간 동안
멍하니 그 일만 한
춥고 텅빈 방구석에서
애인에게 혼이 났다
방구석으로 들어간다
동네의 상공으로
한국의 상공으로
지구의 상공으로
줌아웃을 해서 작아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한다
한 시간 동안 그러니
나는 온전한 것 같다
한 시간 동안
멍하니 그 일만 한
춥고 텅빈 방구석에서
이렇게 살고 싶은가
그렇다면 차라리
찰리 채플린이 되어라
방구석에서 나와
하는 같은 일로
사람들에게
큰웃음을 주어라
여러분
저 방금 혼났으니까
지금부터 집중해서
한 시간 동안
주문 외울게요
글쓰기 할게요
줌아웃 할게요
이렇게 사는 것도
찰리 채플린만큼이나
귀여운 일이다
온전한 척하는
방구석에서만
빠져 나오면
다 귀여운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