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님과 바람"
두 사기꾼이 싸웁니다
자기가 더 효과적으로
사람을 조종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지나가던 나그네를
실험대상으로 삼아
승패를 겨루고자 합니다
한 사기꾼이
매서운 바람 같은
협박과 호령을 통한
사기에 실패합니다
다른 사기꾼이 나서
따듯한 해님 같은
아양과 재롱을 통한
사기에 성공합니다
사기는 이렇게 치는 거라구
계절에 맞는 옷을 잘 입고
멀쩡히 자기 길을 잘 가던
나그네의 옷을 벗겨놓고는
해님이 만족스럽게 웃습니다
봄기운이 아직 차가워
금방 감기에 걸리게 될
나그네를 이미 잊은 채
해님은 겸손해진 바람에게
라떼학 강의를 하느라
열정적이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