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가 물을 보는 일"
보는 법엔 두 가지가 있다
있고 싶은 대로 보는 법
있는 그대로 보는 법
있고 싶은 대로
있고자 하는 자아는
전자로만 본다
자아로 사는 우리도
그렇게만 보게 된다
후자로 보는 법은
죽음을 이해하는 것이다
죽음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이해하면
부자연스러운 것으로
죽음을 가리던 자아가
아 이제 내 역할이 끝났구나
사르르 녹듯이 퇴장하며
그 순간
있는 그대로 보이게 된다
아무 쓸데없이
비장하고 심각하게
수준높은 척
철학적인 척
있어보이는 척
죽음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는 일에
관심이 가는 이가 있다면
그 방법을 말하는 것이다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보는 일은
기적이다
보면 너무나 당연한 건데
어떻게 이걸 까마득하게
잊고 살았는지가 더 이상한
기적이다
물고기가 물을 보게 된
기적이다
죽음을 맞이하게 되더라도
꼭 한번쯤은 보고 싶던
바로 그대를
모든 것에서 보게 된 일이다
모든 것이 그대로 있었다
그렇게
가장 보고 싶던 그대가
늘 가장 가까이 있었던
그 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