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먹어도 깨달음 #90

"현명한 선택"

by 깨닫는마음씨


식사 때가 되어

신하들이 왕에게

최고의 두 요리를

가져갔다


왕이시여

왕국 최고의 재료로

최고의 요리사가 만든

두 요리가 있습니다


부디 원하시는 것을

편히 드시옵소서


어느 것을 보아도

먹음직스럽고

그 빛과 향이

아름다워


왕은 쉬이

선택할 수 없었다


신하들은

식사 때가 늦어져

건강을 해칠까

초조한 마음으로

왕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다


주변의 움직임에

영향받지 않고

자신만을 위해

온전한 선택을

하고 싶던 왕은

신하들을 물리고

문을 걸었다


3일 낮과

3일 밤이 지나


문이 열리고

왕이 신하들을

들게 했다


신하들의 앞에는

텅 빈 두 접시가

놓여 있었다


왕이시여

어떤 요리를 친히

선택하셨나이까


왕의 선택에 대해

내기를 건 이들도

두 요리의 장점을

합친 새 요리를

준비한 이들도

차후 어떤 요리에

독을 넣을지를

생각하는 이들도


모두 왕의 선택을

궁금히 여겼다


왕은 대답했다


선택의 시간 동안

나에게 일어난 일은

어떤 요리도 입에

넣지 않는 일이었다


실은 먹고 싶지 않아

선택의 시간만을

그저 연장한다는

사실을 나는 알았다


먹고 싶지 않을 때

먹지 않는 선택이

내게는 이미

이루어져 있었다


내게 언제나 온전히

선택된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갑자기

배가 고파져서

두 요리를 전부 다

먹게 되었다


먹고 싶을 때는

다 먹는 선택이

내게는 이미

이루어져 있었다


신하들은 입을 모아

한 목소리로 말했다


왕이시여

그것은 참으로

현명한 선택이십니다


왕은 말을 이었다


이 모든 것이 전부

이와 같다는 사실을

나는 알았다


내가 선택한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나로 자유로운

현명한 선택만을

늘 따르기로 하겠다


왕관을 벗고는


왕궁 밖으로

붓다는 걸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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