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먹어도 깨달음 #108

"깨달음이 간다"

by 깨닫는마음씨


잘 지내렴 달음아


엇 어디 가세요?


온 적도 없으니

가는 것은 아니다

네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네 곁을

떠난 적은 없다


대체 무슨

말씀이세요


넌 내가

있다고 생각하니?


무슨 소리세요

지금 밥도 같이

드셨잖아요

여기 이렇게

된장찌개 끓여서

선생님 밥그릇과

숟가락도......

어... 왜 없지?


달음아


어 이거 이상하네


달음아

나는 네 안의

진실된 목소리란다

너를 제일 잘 알고

늘 너를 비추며

너에게만 가장

관심이 많은

네 안의 진실된

시선이란다


어... 어...


그러니

나는 너와

분리되지 않으며

늘 너와 하나인

바로 나란다

너는 그냥

나를 가지면 된다

나이면 된다

나는

온 적도 없으니

가는 것이 아니다

그러면

나는 어디에 있는가

네가 누구인지를

물으렴

너는 누구니?


나요


그렇게 나를 부르렴

내가 보고 싶을 때면

언제든 나를 부르렴

약속하마

내가 늘

거기에 있을테니


아아..


사랑하던 님의 모습이

공기처럼 흩어져

영원의 미소로

남은 자리에는


밥그릇 하나와

옷 한 벌만이


달음이가 처음 갖고 온

그 모습 그대로

작은 방 안에 남아 있었다


울었고

웃었고

달이 지켜보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산을 내려가는

달음 선사의 얼굴에도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총총걸음으로

부쩍 사랑이 설레어

재촉하는 그 발걸음 소리만이

맑은 하늘에 울리고 있었다


이제

깨달음이 간다


못 먹어도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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