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터널 윈드 #6

"헛손질한 빗자루"

by 깨닫는마음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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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ke Shimabukuro - Wish On My Star
I wouldn't change a thing about you
당신에 대해 아무 것도 바꾸지 않을 거예요
I wouldn't ask the green to be blue
초록색에게 파란색이 되라고 하지 않을 거예요
I wouldn't ask the birds not to fly,
새에게 날지 말라고 하지 않을 거고
Or change a thing in the sky, or turn hello to good-bye
하늘에 있는 것을 바꾸거나 '반가워'를 '잘가'라고 하지 않을 거예요
I wouldn't ask the birds not to sing
새들에게 노래하지 말라고 하지 않을 거고
I wouldn't ask the phone not to ring
전화기에게 울리지 말라고 하지 않을 거예요
I just couldn't ask the wind not to blow,
바람에게 불지 말라고 할 수는 없어요
Or a boat not to row, or a trio to go solo
배의 노를 젓지 말라거나 트리오에게 혼자가 되라고는 할 수 없죠
You are amazing just as you are
당신은 있는 그대로 놀라워요
You are a flower in the spring,
봄에 피어난 꽃이고
And you're the light each morning brings
매일 아침에 찾아오는 빛이죠
And I adore you, just the way you are
그런 당신을 사랑해요,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You are not the star that I wish on
당신은 내 소원을 들어줄 별님이 아니에요
You are the wish on my star
당신은 별님에게 내가 빌고 싶은 소원입니다




지금까지 상담을 하면서 가장 감동적이었던 상담은,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포기했던 한 상담입니다.


상담에 의뢰된 아이는 매일 귀신을 보고, 건강도 좋지 않으며, 방에만 틀어박혀 있는 은둔형 외톨이였습니다. 위생상태도 좋지 않고, 건강도 좋지 않아 보였습니다. 비쩍 마르고 다크서클이 진 눈만 퀭해서 흡사 언데드 주술사처럼 보이는 외견이었습니다.


물론 말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방 여기저기에 부적이 붙어 있었고, 마법진 같은 게 그려져 있었으며,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면 계약위반으로 귀신이 죽이러 온다고, 상담을 하는 현재에도 귀신이 옆에서 듣고 있다며, 아이는 상담자와 대화를 하기보다는 환청과 대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이의 엄마도 자주 귀신을 보고, 불안한 표정에, 홀로 아이를 키우느라 만성적으로 지쳐있는 상태였습니다. 엄마는 주로 늦은 새벽 불꺼진 집 한가운데 식칼을 들고 서있는 여자귀신을 본다고 했습니다. 그 여자귀신이 아이의 방으로 들어가려고 문가를 맴도는 장면이,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어려운 상태에서 정신을 차리게 된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러면 달려가 아이를 붙잡고 울고, 아이는 꿈에서 여자귀신이 칼을 들고 자기 방으로 들어오려고 했다면서 같이 울었다고 합니다.


경제적으로도 매우 열악하고, 주변의 친인척 등의 지지자원도 없고, 마치 세상에서 그 둘만 덩그러니 남겨진 듯한 모자였습니다.


1회의 상담 후에, 귀신이 이제 상담을 받지 말라고 했다는 아이의 말과 함께 더는 상담이 이어지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귀신 때문이 아니라,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지만, 그 말을 도저히 어떻게 전해야 할지를 몰랐기 때문입니다. 또 말을 전한다고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것이 있을지에 대한 회의감이 너무 강했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지옥은 정말로 깜깜했습니다.


그렇게 그 모자는 빛도 들지 않을 가장 어두운 지옥의 거주자인 것처럼 뇌리에 남았습니다.


이제 더는 상담 같은 것은 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1년여가 지나, 장마비가 거세게 쏟아지던 어느 여름날에, 편의점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다가 그 모자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외견적으로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어쩌면 동일한 갈등 속에 여전히 시름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낡은 우산 하나를 둘이서 가까스로 붙잡고, 우산이 뒤집힐 위기를 몇 차례 넘기며, 모자는 거센 바람과 빗줄기를 헤치고 지옥같은 집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웃고 있었습니다.


서로가 젖지 않도록 서로의 몸을 더 가깝게 서로에게 붙이며, 우산대를 서로의 손으로 꼭 겹쳐 쥐고서는, 그들은 웃음으로 지옥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아니 지옥 속을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하나의 인영이, 하나의 웃음이, 앞이 보이지 않는 길로 성큼성큼 빛처럼 걸어나갔습니다.


그 뒷모습이 아득해지고, 빗소리와 함께 허물어진 몸은, 인간이 걸어간 길 위로 통곡을 쏟아냈습니다.


그때 보았던 것이 예수님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그건 예수님이었습니다.


그건 온전함이었습니다.


그 마음도 온전한지를 제가 마음의 구원자처럼 알아주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럴 능력도 자격도 없습니다. 누구도 그럴 능력과 자격을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그건 그저 알려주셔서 감사한 일일 뿐입니다.


상담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부족한 자원을 보충해줘서 온전하게 만드는 일이 상담자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도 분명합니다.


상담자가 할 수 없을 때, 온전함은 스스로 드러납니다.


우리가 할 수 없을 때, 온전함은 스스로 드러납니다.


우리의 모든 일은 근본적으로 '헛손질한 빗자루'와 같을지 모릅니다. 쓸어야 할 게 아님에도 쓰는 그 잉여의 행위를 통해, 우리는 우리의 할 수 없음을 드러냅니다.


누군가는 화두를 똑똑하게 풀어내지 못한 자신의 어깨를 일부러 헛손질하며 비껴간 죽비의 바람소리에 깨닫습니다. 돌아보면 거기에는 미소가 있습니다. 맞으면 많이 아프니까, 할 수 없던 미소입니다. "네 존재는 그렇게도 부족하고 죄스러워서 정말로 맞아야 할 존재니?"라고 묻고 있던 그 미소입니다.


이 행위가 바로 사랑의 행위입니다.


우리는 사랑으로만 깨닫습니다.


사랑은 쓸데없는 짓만 합니다.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합니다. 할 필요가 없는 것을 합니다. 또는 역으로 해야만 한다고 믿어지는 것을 하지 않거나, 할 필요가 있다고 간주되는 것을 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사실 오류의 작동방식입니다.


공식처럼 정합적으로 잘 짜여 돌아가는 완벽한 논리회로 같은 세상 속에서 바보같은 짓을 하는 것이 사랑입니다. 그렇게 바보같은 짓을 함으로써 사랑은 그 완벽한 세상보다 더 큰 것이 있음을 증명합니다.


똑똑한 그 생각 밖이 사랑입니다.


사랑은 바람이 되어, 촘촘한 논리의 그물로 이루어진 완벽한 세상의 틈새로, 그 완벽한 세상을 만든 똑똑한 생각의 틈새로 불어옵니다.


당신은 누군가를 구원하기 위해 그 소원을 들어주는 스타가 아닙니다.


당신은 바람입니다.


우리가 빗자루에게 빌고 싶은 우리의 바람입니다.


미소 속에서 영원히 헛손질만 하는 빗자루가 일으킨 영원한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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