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터널 윈드 #7

"고향을 찾는 소년소녀의 꿈"

by 깨닫는마음씨


illustration-rgznsk-11-805x671.jpg?type=w1600




안녕하신가영 - 숨비소리
호오이 호오이
고요한 수면 위로 내뿜던
어머니의 숨비소리는
닿은 적 없는 뭍을 향한
아들딸의 이름이었나




언제인가의 소년소녀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몸으로 할 수 없던 것들은 설움과 함께 또 눈물과 함께 꿈이 되어 저녁하늘로 날아올랐습니다.


의도한 목적지에 잘 도착했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그 꿈이 지금의 당신이니까요.


당신은 어떠한 한계에 막혀 좌절했던 소년소녀가 꾼 꿈입니다. 그들이 자신들의 미래에 맡긴 소망이며, 미래로 송신한 곱게 쓴 손편지입니다. 그게 당신입니다.


'내 옆에 이러한 사람이 있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마도 많이 슬펐고, 속상했고, 세상에서 혼자라고 느꼈을지 모를 그때, 함께이기를 꿈꾸었던 그 사람, 그게 당신입니다.


그런 자기 마음을 정말로 자기 마음처럼 다 알고 있을 바로 그 사람, 그게 분명 당신입니다.


지금의 당신이 지금의 당신인 이유는, 소년소녀가 당신을 그렇게 꿈꾸었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임무도 분명합니다.


저녁하늘을 따라 소년소녀가 고향으로 돌아올 길을 안내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이 당신의 임무입니다.


그것은 고향의 목소리입니다.


편지는 정확한 수신처에 아주 잘 도착했습니다.


세상에 있을 곳이 없어, 정말로 있을 수 있는 고향을 찾아 띄운 그 수신처가 바로 당신입니다.


당신은 언제인가 그 몸을 살았던 어떤 소년소녀의 고향입니다.


그들은 당신에게 영원히 도착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당신이라고 하는 이 몸에.


살아도 살아도 그리웠던 것입니다.


당신이라고 하는 이 몸이.


뭍을 잃어, 뭍에 닿을 수 없이 영영 표류하기만 했던 꿈들이 당신이라고 하는 뭍에 내려앉았습니다.


숨쉴 곳이 없어, 숨막히게 영영 죄인이기만 했던 눈물들이 당신이라고 하는 몸에서 안심하고 흐릅니다.


당신을 찾아 헤매던 당신의 소년소녀가 이제 당신을 만나 숨을 쉽니다.


당신이 지금 몸으로 내쉬는 그 숨은 쉴 수 있는 고향이 여기에 있음을 소년소녀에게 알리고 있는 그 숨소리이며, 이미 도착한 소년소녀가 처음으로 안도하며 내쉬고 있는 그 숨소리입니다.


당신은 당신이 이 모든 것을 왜 해왔는지를 기억할 수 있을 겁니다.


당신은 분명하게 그 모든 것을 하며 숨소리를 내왔습니다.


당신의 임무를 완수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이 필요하다고 느꼈던 그 소년소녀가, 이제 당신이라는 영원한 고향을 찾도록 하는 일에 어김없이 성공했습니다.


그건 늘 이루어지는 영원한 바람입니다.


당신이 오직 그것만을 위해 한 숨으로 살고 있으니까요.


소년소녀의 한숨과 거기에 담긴 수많은 사연을 끝내기 위해, 당신은 한결같이 숨소리를 내고 있으니까요.


당신은 언제나 당신에게로 돌아옵니다.


당신의 몸은 영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당신의 고향입니다. 당신이라는 고향입니다.


우리의 모든 꿈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꿈입니다.


그리고 이미 돌아와 있습니다.


살고 싶었고, 그래서 이미 살고 있습니다.


당신의 숨소리가 그렇게 말합니다.


언제인가의 소년소녀도 그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제 저녁하늘을 보세요.


자신들이 가장 그리던 당신이 이미 우주의 끝 어딘가에서라도 늘 함께하고 있다는 소식에 환한 달이 떠오릅니다. 가장 큰 미소가 떠오릅니다.


당신의 숨소리에 또 담깁니다.


영원한 바람이 나고 드는 그 고향의 미소도 부쩍 환합니다.


우리는 아마도 이것을 온전함이라고 불러야 하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당신이 기다리던 지적이고 과격한 심리학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