쩌리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6

"즐거운 가르침"

by 깨닫는마음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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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암흑기다. 배우려는 이가 없다.


정보로 빼곡한 메뉴판을 들고는 자기가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자기가 모르는 것은 나쁜 것이라고 기분상해한다.


배우려는 이가 없는 시절이 계속되면 결국 문화는 종언을 고한다.


문화는 배움의 즐거움을 증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그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배우려 하지 않는 이들의 문제가 아니다.


가르치는 이가 없다.


그러니 배우려는 이도 없다.


가르친다는 것은 언제나 자신이 자신을 가르치는 일이다. 모든 현인은 자신이 자신을 잘 가르쳐온 이들이다.


오늘날 현인처럼 행세하려는 이들도 자신을 가르친다. 남들에게.


이들은 자신이라고 하는 것을 일종의 정보상품으로 만들어 다른 이들에게 판매함으로써, 자신을 남들에게 가르치는 일을 성립시킨다. 자신이라는 정보에 담긴 그 내용대로만 따라하면 누구나 자신만큼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요지다.


이런 것은 배움이 아니다.


이런 것은 또한 가르침이 아니다.


이런 것을 가르침이라고 하니, 가르칠 수 있는 이가 점점 없어진다.


사람들에게 팔 수 있는 성공적인 정보재로서의 자신이라는 것이 있어야 가르칠 수 있는 자격이 생겨난다.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자신이 되지 못하면 가르침의 길은 원천적으로 봉쇄되는 것과 같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모방하기만 하며 그 모방의 결과를 두고 "잘 배웠다."라고 말하게 될 뿐이다.


문화가 가장 몰락했을 때 모방의 자기복제만이 반복된다.


그것은 죽은 문화다.


인간을 고되게 하는 짐덩이며, 파괴되는 편이 나은 것이다. 다시 세워져야 할 것이다.


새로운 인간인 그대들의 임무가 있다면, 문화를 다시 세우는 이 일이야말로 그대들의 임무로 적당하다.


그대들이 자신을 즐겁게 가르치기 시작함으로써 문화 또한 새롭게 재건된다.


나는 그대들에게 묻는다.


그대들은 별이라고 하는 것에 관해 자기 자신을 가르쳐본 일이 있는가?


그대들이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들어 광활한 밤하늘을 바라보게 된다면, 나는 내가 말하고 싶은 바를 다했다.


가르치려면, 먼저 가리켜야 한다.


그대들은 그대들이 모르는 것을 향해야 한다. 그대들의 몸으로 그것에 열려 가리키고 있어야 한다.


그대들의 몸은 이정표다. 누구도 모르는 우주의 신비를 정확하게 가리키고 있는 신의 표식이다.


이처럼 그대들의 몸이 미지를 향해 선뜻 열려있기만 한다면, 그대들은 유능한 교사다. 자신이 자신을 가르치는 지혜로운 사람들이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배우는 이들이다. 배움의 즐거움으로 나날이 추수감사제를 올리는 삶의 알곡들이다.


배우려 하지 않는 이들은 이 식탁의 은총을 앞에 두고 메뉴판만을 암기하고 있는 이들이다.


자신이 이미 아는 것만을 보고 있으면 바보가 된다.


자신이 모르는 것은 나쁜 것이라고 기분나빠하고 있으면 구제불능의 기만자가 된다.


미지에서 등을 돌린 이 바보와 기만자들이 만드는 문화가 인간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리가 없다.


미지를 가리켜야 인간이 인간 자신을 행복하게끔 가르칠 수 있다.


행복은 미지로부터 오는 까닭이다.


사람들이 행복하지 못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행복을 자기가 아는 것들 중에서 찾고 있어서다.


밤하늘의 별만 바라보아도 인간이 행복해지는 비밀은 여기에 있다. 인간이 알지 못하는 것들 가운데서 돌연히 행복은 찾아온다.


자신이 자신을 가르쳐야 할 것도 바로 이것이다.


자신을 남에게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미지를 향해 자신이 자신을 가르친다는, 미지를 가리키고 있는 그 태도를 가르치는 것이다.


하늘의 별이 빛나면 그대들의 눈동자도 반짝인다.


그대들은 지금 자신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이 우주의 심원한 신비에 관하여, 말로 다 할 수 없는 배움을 이루고 있다.


별빛이 이동하면 그대들의 시선도 함께 따른다.


현인은 이미 아는 이가 아니라, 모르는 것을 잘 따르는 이다.


스스로 행복할 줄 아는 현인들이 새로운 우주의 운행에 불을 지핀다.


즐거운 가르침의 페이지가 펼쳐져간다.


쩌리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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