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프로드(Psychofraud) #5

"뜨겁게 불타는 원숭이뇌"

by 깨닫는마음씨


art-moon-patrol-15-805x1006.jpg?type=w1600



사이코프로드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자기의 조작적 언어로 조롱하는 광대다.


그의 뇌 속에는 조롱하는 원숭이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자기가 가장 권위를 얻고 싶기에, 세간의 권위있는 모든 것을 조롱하려는 의도로 사이코프로드는 활동한다.


물론 그 조롱이 담고 있는 것은 아주 뜨거운 화다. 불타는 원숭이들이다. 원숭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덩치만 크고 힘만 센 병신들에게 잡아먹히고 싶지 않다. 병신들의 세상에서 자유롭기 위해 병신들을 제압할 힘이 필요하다. 내 탁월한 지성의 언어를 통해 성공해서 병신들을 역으로 잡아먹을 것이다. 내가 제일 높이 올라가 이길 것이다."


그래서 사이코프로드들은 늘 투쟁하는 그들의 뇌 속 요동만큼이나 외양과 언행이 요란하다.


조용히 어느 한 구석에서 소박하게 사기를 치고 있으면 드러나지 않을텐데, 어떻게든 자기가 모르는 것에 대해서도 더 많이 아는 척하려고 요란스럽다보니 사기가 드러난다.


분명 사이코프로드는 조롱하는 연예인의 습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재능을 갖고 태어나지 못한 불행한 연예인이다. 다른 재능이 없어 그들은 심리학으로 연예인을 꿈꾸고 있다.


야채가게 앞에서 화난 표정으로 심벌즈를 치고 있는 원숭이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화난 원숭이들이 결국 만들게 되는 것은 조폭의 문화다.


오늘날 일본에는 한구레라고 하는 기존의 야쿠자들과 변별되는 세력이 창궐한다. 이들은 젊은 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존의 야쿠자들이 하던 사업을 네트워크를 활용해 더 지적으로 펼치는 동시에, 음지에 있기보다는 연예인처럼 언론의 조명을 받고 싶어한다. 책도 내서 작가라고 불리고, 앨범도 내고 공연도 하는 뮤지션으로도 활동한다.


사이코프로드와 동일한 현상이다.


뇌 속의 뜨거운 원숭이들이 최고의 힘과 인기를 얻어 먹이사슬의 정점에 서야 한다며 일종의 조폭두목이 되기를 갈망하기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남성인 사이코프로드들의 경우 일반적으로는 자신만의 나와바리를 만들기 위해 먼저 부드러운 언동으로 여자들을 유인한다. 그렇게 알파수컷인 것처럼 자기 자신을 입지화한 뒤, 자기 주변에 모인 여자들을 미끼로 남자들을 유입시키려 한다.


최종적으로는 수컷들의 대장이 되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그래야 자신이 다른 수컷들보다 힘이 센 알파수컷이라는 것이 확증될 수 있는 까닭이다.


이처럼 사이코프로드들이 집착하고 있는 것은 동물적인 힘이다. 지성이라는 것은 이들에게 있어 그저 힘을 얻어낼 도구일 뿐이다. 만약 사이코프로드들의 신체조건이 코끼리처럼 우월하다면 그는 굳이 지성을 쓰지 않는다. 신체로 상대를 위압해서 자신이 두목임을 더욱 쉽게 인정시킨다.


그러나 사이코프로드는 원숭이이기에 그럴 수 없다. 이들은 불행한 연예인이지만, 불행한 조폭이기까지 하다. 두목이 될 수 있을 만한 신체적 재능이 없다. 그래서 이를 악물고 지성과 언어에 열중한다. 뇌가 뜨거워진다.


원하지만, 그걸 얻을 재능이 없다는 사실, 이것이 사이코프로드의 뿌리깊은 분열감을 형성한다.


분열된 모든 것은 불타오른다.


불탄 나뭇가지는 기괴하게 뒤틀린다.


사이코프로드들은 매우 자주 기괴하게 보인다. 분열형 성격장애와 다소간에 유사한 모습을 띤다. 사이코프로드들의 언어에 취하지 않고 아무 기대나 편견없이 보면 "좀 이상한데?"라고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뒤틀림이 있다.


이 이상함은 일반적인 상식을 초월한 예지를 접할 때의 그 미묘함이 아니라, 상식 이하의 것을 접할 때의 괴상함이다.


이처럼 기괴함을 낳는 사이코프로드의 분열은 다음의 문장으로 이해가능하다.


"나는 신인데 생존에 쫓긴다."


그것이 동물의 왕이든, 알파수컷이든, A급 연예인이든, 조폭두목이든, 심리학전문가이든 간에, 사이코프로드가 자기의 진실된 본질을 간주하는 방식은 바로 신이다. 특히 모종의 메타인지를 경험하는 의식체험을 했을 경우, 이러한 자기인식은 더욱 강화된다.


그런데 신인 자신이 늘 생존에 쫓기고 있다. 견딜 수 없다. 이것은 부당한 현실이며, 뒤틀린 현실이다. 이 뒤틀린 현실과 싸워 이기기 위해 사이코프로드는 더 기괴하게 뒤틀려야만 한다.


이렇게 자신이 신이라는 것을 증명하고자 하는 원숭이는 더 뜨겁게 자신을 불태워 연성하려고 한다. 그 결과 불에 녹은 기괴한 형상이 만들어진다.


이것이 원숭이들의 연금술이다.


사이코프로드의 뇌는 이 원숭이들이 더 높은 존재가 되기 위해 자신들을 불태우고 있는 연금술의 항아리와 같다.


그런데 더 높은 존재가 되어서도 돈은 많이 벌어야 한다.


이들은 이처럼 '높은 존재'와 '돈'을 통합하려고 한다. 연금술은 원래 통합의 목적을 갖는다.


그렇게 생겨난 통합의 공식이란 바로 이것이다.


"돈을 가장 잘 버는 이가 가장 높고 가장 깨달은 존재다."


존재가 돈에 완벽하게 종속된다.


돈[금]을 만들기 위한 연금술의 목적으로만 불타오르는 원숭이들의 불지옥에서, 인간이라는 존재는 지옥을 데울 땔감으로만 전락한다.


인간은 시작조차 못해본 채, 이 원숭이뇌 속에서 끝나버린다.


이것이 결국 사이코프로드들이 하는, 인간에 대한 최종의 조롱인 셈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사이코프로드(Psychofraud)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