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렇지만 2022년은 더욱 빨리 지나간 듯한 해입니다. 특히나 실존상담사 자격과정을 개설해 운영하면서, 수련하시는 선생님들이 좋은 상담자가 될 수 있도록 역량강화에 힘쓰다보니 시간이 정신없이 흘렀습니다.
실존상담사 자격증은 보건복지부에 등록한 제2021-005421호의 민간자격입니다.
2022년 한 해 동안 2급 자격을 취득하신 선생님들이 25명, 1급 자격을 취득하신 선생님들이 11명이 되었습니다. 2023년에는 검정일정을 늘려보고도 싶지만, 한 과정 동안 쏟는 에너지가 커서 체력적으로 가능할지는 모르겠습니다.
2014년부터 실존상담연구소를 개소해서 지금껏 지속해오고, 또 실존상담사 자격과정을 개설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조금이라도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민간자격으로 등록된 '유일한 실존상담사 자격'이라는 데서는 뿌듯하기까지 합니다.
그 계보의 출발점을 소크라테스에서부터 설정하든, 또는 니체나 하이데거에서부터 설정하든 간에, 실존상담은 '최초의 심리상담'입니다. 가장 근본있는 심리상담의 접근이라는 사실은 자명합니다. 오늘날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애착이론이나 정신역동적 관점보다 분명 더 오래되었고, 더 전통있는 접근입니다.
프로이트가 젊었을 때 니체의 책을 일부러 읽지 않았다는 사실은 유명합니다. 정신분석을 확립한 그의 말년에서야 프로이트는 니체의 책을 읽어본 뒤 정직하게 고백합니다. 자신이 정신분석을 통해 하고 싶었던 말을 니체가 이미 다 해놓았고, 때문에 자신이 니체를 읽었더라면 지금의 정신분석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니체는 분명 최초의 심리학자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그의 심리학적 철학 또는 정신위생학으로서의 철학은 실존상담의 정신입니다.
또한 프로이트를 추종하던 일군의 정신분석가들은 하이데거를 찾아와, 도저히 정신분석으로는 풀어낼 수 없는 존재의 차원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를 질문했습니다. 하이데거는 그들에게 '존재의 대화법'을 직접 가르쳤고, 이것이 현대적 실존상담의 원형이 되었습니다.
니체와 하이데거에게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실존상담의 핵심은 바로 인간을 억압하는 '거짓진리의 해체'와 인간 스스로의 '존재성의 회복'입니다. 이것은 진리를 향한 참다운 태도이기도 합니다. 소크라테스는 이 일만을 했으며, 이는 이후 '소크라테스적 산파술'이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실존상담은 정확하게 이 의도 속에서 기능합니다.
많은 분들에게 실존상담이 무엇인지를 소개할 때 '가장 근본있는 심리상담'이라고 말씀드리곤 합니다. 이것은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근본을 잃고, 깊이없는 무식함이 고도의 전문성으로 미화되며, 그렇게 자신의 존재가 비루한 모방재로만 전락해가는 이 반지성주의의 시대에 실존상담은 그 필요성이 더욱 절실한 분야입니다.
실존상담연구소는 한결같이 이러한 실존상담의 의의 및 필요성을 더 많은 분들에게 전하고자 힘쓰고 있는 기관입니다. 2023년에도 변함없습니다. 우리의 존재가 언제나 존귀하듯이, 여러분 각자의 존재의 귀한 뜻을 드러내는 일을 전력으로 조력합니다.
근간에는 <Existential Adventurer>라는 이름으로 실존상담연구소의 활동에 참여하는 분들이 '마음의 모험가' 또는 '존재의 모험가'로서 스스로를 분명하게 자각하실 수 있도록 '모험가카드'도 만들었습니다.
중세판타지세계를 소재로 한 미디어물에서 자주 나오는 것처럼 우리의 삶을 일종의 모험으로 형상화해, 그 모험세계를 '진짜로 사는 일'에 모든 관심을 집중하고자 한다는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금, 은, 동의 각기 다른 색채로 구성된 메탈카드는 지갑에 쏙 들어가고, 디자인도 정말 예쁩니다.
<Existential Adventurer>는 크게 '실존상담사' 과정과 '실존심리전문강사' 과정으로 구성했습니다. 굳이 상담자가 될 생각이 없으신 분도 실존심리학을 통해 삶의 변화를 이끌어줄 존재의 힘을 체화함으로써, 자신의 삶뿐 아니라 세상에도 빛과 소금 같은 존재가 되실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습니다.
'마음의 모험가'가 된다는 것은 마음쓰며 산다는 것입니다.
마음은 '봐서 알아야 할' 소재가 아니라, 오히려 '써서 살아야 할' 소재입니다.
마음에 대한 이해를 '앎'에서 '삶'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것이 이 모든 취지입니다.
이것을 '마음살림'이라고 이름지었습니다. 표현 그대로, 살림하듯 마음을 산다는 것입니다.
마음을 쓰며, 마음을 살아갈 때, 마음이 자유롭습니다.
마음이 자유로운 현실이 우리의 존재가 온전한 현실입니다. '마음의 모험가'는 자신의 두 발로 이 현실을 향하는 이들을 지칭합니다. 실존상담연구소에서는 늘 이 귀한 분들을 응원합니다.
날이 추워지던 때에 실존상담연구소를 자주 찾아오던 아기고양이가 있었습니다.
와서는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따듯한 잠자리에 누워 낮잠도 즐기고, 장난감으로 신나게 놀다가 어딘지 모를 집으로 돌아가곤 했습니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지만, 보이지 않더라도 정말로 늘 응원합니다.
마음쓰고 있습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을 향해 마음의 모험가들은 아낌없이 마음을 씁니다.
존재하는 것들과 함께 존재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시간을 같이 엮고, 삶을 하나로 나눌 수 있었다는 사실에 늘 감사함이 사무칩니다.
어디에서든 늘 건강하시고, 언제라도 다시 만날 때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실존상담의 전부입니다. 이것은 사실입니다.
존재는 그리움으로 존재합니다.
당신을 사랑하고 싶어서,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나 존재하고 있습니다.
2023년에도 이 마음은 한결같습니다.
모두들 따듯한 연말 보내시기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