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mien Rice - Trusty and True"
찬송가 중의 찬송가.
거룩하고 또 거룩하다.
이 노래를 들을 때면 자신이 음악을 할줄 몰라 글을 쓰는 팔자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종교를 시각종교와 청각종교로 구분하기도 한다.
시각종교는 이해하기 쉽다. 머리로 잘 접수가 된다. 설득력이 있다.
청각종교는 이해하지 못해도 가슴으로 파고든다. 호소력이 있다.
데미안 라이스는 분명하게 청각종교의 전도사다.
이 노래의 제목표기(Damien Rice - Trusty and True)를 번역기에 넣으면 다음과 같이 번역된다.
"데미안 쌀은 믿을 수 있고 진실하다."
진실로 일용할 양식이다. 인간이 쌀[빵]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고 경전에서는 말하지만, 이 쌀에는 말씀까지 풍족하게 담겨 있다. 최후의 만찬에서도 예수와 그의 제자들이 나누었을 법한 보증된 쌀이다.
그리고 쌀집아저씨는 청한다. 더 많은 이들이 같이 나누어 먹자고.
특히나 그가 청하는 것은 자신이 그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이들이다.
> We've wanted to be trusty and true
> 우린 서로에게 믿음직스럽고 진실하게 되기를 원했어요
> But feathers fell from our wings
> 하지만 앙상한 몰골만 남았죠
> And we've wanted to be worthy of you
> 우린 당신에게 가치있기를 원했어요
> But weather rained on our dreams
> 하지만 그 꿈은 비오는 날처럼 흐려졌죠
그러나 우리에게는 언제나 그 일들이 펼쳐졌다. 질투하고, 시기하고, 서로를 탐욕으로 남용하고, 추해져만 갔다. 우리는 우리가 가장 되고 싶지 않은 모습이 되어버렸다.
그렇지만 괜찮다고 데미안 라이스는 노래한다. 그게 우리의 전부는 아니라고 말한다. 인간은 여기에서 끝이 아니라고 분명하게 목소리를 낸다.
> Cause we can't take back
> 우리는 돌이킬 수 없어요
> What is done, what is past
> 우리가 한 것을, 우리에게 지나간 것을
> So let us start from here
> 그러니 우리 여기에서부터 시작해요
> And if all that you are
> 지금 당신의 전부가
> Is not all you desire,
>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이 아니라면
> Then, come
> 자, 오세요
> Come, let yourself be wrong
> 당신이 잘못해도 괜찮아요
> Come, it's already begun
> 이미 새롭게 시작되었어요
신세기를 시작하고자 하는 그는 그러나 천국의 문앞에서 부르고 있지 않다. 가장 아래에서 이 노래는 울려퍼진다. 가장 밑바닥에서부터 소리들은 상승하고자 한다.
그가 하려는 것이 분명하다.
이 새로운 청각종교의 전도사는 계단을 올리고자 한다.
가장 병들고 죄지어 고통에 시름하던 이들, 그러나 이제는 새롭게 태어나고 싶은 이들, 그런 이들이 바로 그 하나하나의 계단이라고 말한다.
> Come, come along
> 이리 와요
> Come with fear, come with love
> 두려움과 함께, 사랑과 함께
> Come however you are
> 당신이 어떠한 사람이든 오세요
> Just come, come along
> 그저 오세요
> Come with friends, come with foes
> 당신의 친구들과 함께, 당신의 적들과 함께
> Come however you are
> 당신이 누구일지라도 오세요
> Just come
> 그저 오세요
> Come, come along
> 와서 함께 해요
> Come with yourself be wrong
> 당신이 잘못된 존재여도 괜찮으니 오세요
> Just come on
> 그저 오세요
> Come however you are
> 당신이 누구이든 간에 어서 오세요
> What is done, what is past
> 당신의 지난 일들, 당신의 과거는 괜찮아요
> So let us start from here
> 우리 여기에서부터 시작해요
그리고 홀로 간절히도 인간을 청하던 이의 뒤편으로 음영이 출현한다.
인류다.
인류가 그의 뒤에 어느덧 서있다.
인류가 하나된 목소리로 이제 함께 노래한다.
이것은 신세기를 위해 새롭게 건축되고 있는 바벨탑이었다. 그러나 오만한 지성의 상징물이 아니다. 이제 인간의 가슴이 하나되었음을 알리고자 하는 송신탑이다.
찬송으로 지은 이 바벨탑이 저 머나먼 하늘을 향해 솟구친다.
그 간절함만큼이나 드높게 하늘로 전한다.
이것이 이제 인간이라고.
인간이 인간을 용서할 수 있게 되었고, 우리가 이제 우리 자신을 용서할 수 있게 되었다고.
내 이웃이 정말로 내 몸과 같았다고.
이제 곧 같이 가겠다고.
믿을 수 있고 진실한 존재로 인간이 다시 쓰였다.
쌀[빵]이 노래[말씀]가 된 새로운 존재, 이제 그것이 인간이며, 인간은 인간으로만 산다.
거룩하고 또 거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