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밖에서 온 심리학 #11

"울림이 좋은 소리들"

by 깨닫는마음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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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에는 좋은 울림말이 많다.


이는 울림소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에 접촉되어 우리를 울리는 소리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소리들은 발화하면 어떤 시적인 기능을 한다. 언어 그 너머를 우리로 하여금 직관하도록 도와준다.


몇 가지 예들을 들어보자.



- 사랑


사랑, 사랑, 사랑, 말하고 또 말하며, 듣고 또 들어도 좋기만 한 소리다.


이것은 마치 "살앙-"이라고 우리에게 가장 정감있는 음조로 삶을 권하는 느낌을 전한다. 우리도 다시 한 번 확인을 구하는 방식으로 대답한다.


"살암?"


그래서 우리는 사랑이 초대한 사람이다.



- 마음


이것은 거의 인도에서 말하는 '옴(OM)'이라는 소리와 같은 것이다. 옴은 소리의 시작이자, 모든 것을 담고 있는 근원의 소리로 칭해진다.


'마음'이라는 단어를 실제로 발화해보면, 우리의 입은 전방위로 가장 크게 확장된 뒤 이내 가장 작게 축소된다. 그리고 그 시작의 입모양과 끝의 입모양이 같다. 물론 당연하다. 똑같은 ㅁ의 음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무한의 사이클을 본다.


마치 우주가 가장 크게 펼쳐졌다가 다시 원점으로 복귀하는 그 천지창조의 운동이다.


마음은 이 모든 것의 시작이자 끝이다.



- 댕댕이


생각하면 눈물나는 우리의 영원한 친구다. 그 변치않는 신뢰가 경쾌하게 울린다.



- 고양이


반드시 돌아가 다시 만날 우리의 고향이다. 아득하게 그리워서 언덕을 넘어간다. 그 끝에서 우리는 웃음짓는다.



- 그대


'그'라는 소리에서 '대'라는 소리로 옮겨갈 때, 그 사이에서는 아주 그윽한 숨이 토해진다. 다 드리는 형상이 나온다.


숨을 타고, '그'가 '대'를 만나 완전히 안착한다. 품에 안겨 이제 안심하고 쉰다.


가장 믿을 수 있는 것에 대한 전적인 의지의 감각으로 발화되는 표현이다.



- 아빠


구구절절하지 않고 하늘로 경쾌하게 바로 올라가는 궤도가 그려진다.


깔끔한 그리움의 울림이다.



- 엄마


아빠가 향하는 소리라면, 엄마는 찾아온 소리다.


우리가 사랑받고 있음을 울리는 그 소리다.



- 밥


이것은 아주 분명하며 단호하다. 어떤 헌법이나 어떤 인권선언보다도 분명하고 단호한 소리다.


하늘에서 받아 땅에서 펼쳐지는 그 신성한 의지가 이 울림 속에는 가득 담겨 있다.


"밥 줘."


인간이 이보다 그 자신을 더 귀하고 당당하게 드러낼 수 있는 울림이 있을까?



- 미워


의외인가? 그러나 이것은 정말 이쁜 소리다.


싫지만, 그 싫은 것도 사랑하고 있는 자신이 있음을 울리는 소리다.


증오하고, 저주하고, 원망하지 않고, 단지 "미워."라고만 해보면 정말로 많은 것이 바뀌는 감각 속에 있다.



- 사람


말해 무엇할까.


사람을 울리는 것은 언제나 사람이다.



이러한 소리들은 언젠가 한 번 이상씩은 다 우리를 울렸던 소리들이다.


개인마다 그 자신에게 더 밀접하게 작동하는 울림말들이 있다.


우리를 자주 울리는 소리들이 있다면, 우리는 그쪽을 향하고, 또 따라가야 한다. 이는 소위 "가슴뛰는 삶을 살아라."라고 하는 문구와 상통하는 의미다.


우리가 울리고 있을 때 우리는 공명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더욱 울림이 커지는 쪽으로 이동해가면 우리는 같은 진동수를 가진 소리굽쇠를 만나게 되며, 이를 통해 더욱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아갈 수 있게 된다.


만남은 증진되고, 자기이해는 깊어진다.


삶은 만남을 통해 자신을 이루는 이 과정이다.


그리고 울림말들은 만남의 지표들이다.


이것은 우리의 귀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우리의 영혼에 좋다.


우리가 영혼이라고 비유하는 것은, 모든 것이 다 사라져도 그것만은 존재할 것 같은 그 소재다. 결국 이는 부정될 수 없이 존재하고 싶은 우리의 소망을 의미한다.


그렇게 울림말들은 존재가 이미 우리를 초대하고 있는 그 지평 속으로 더욱 깊이 우리를 안내한다. 그럼으로써 우리의 소망이 실현되는 일을 돕는다.


우리는 존재하며, 누가 뭐래도 존재하고, 존재해도 민폐가 아닌 것으로 분명히 존재한다.


이 사실은 어쩌면 우리를 울릴 것인데, 존재는 원래 울리고 있는 것인 까닭이다.


우리를 끌어안고 있는 그 감격과 환희로 존재는 울리고 있다.


우리를 울리고 있다.


그 눈물에서 울림말들이 태어났고, 우리의 존재함에 우리는 이제 감동받고 있다. 스스로를 울린다. 존재한다는 것은 이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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