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외투 Jan 16. 2019

ROMA

다행이다

영화의 주요내용이 포함되어 있어요.

사진은 다음영화 로마에서 퍼왔습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마름모꼴의 격자무늬가 보인다.

그리고 정지된 화면위로 조금씩 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무언가를 쓸고 닦는 소리, 소음들...

격자무늬가 비춰지는 화면밖에서 소리들이 들려온다.

한참후, 물을 끼얹는 소리가 들리고 격자 무늬위로 물이 흘러 들어온다.

계속해서 한참을 쓸고 닦는 소리와 물소리가 들리고 격자무늬위로 흘러들어오면서

화면밖 누군가가 바닥청소를 하고 있음을 알게된다.

바닥을 흐르는 물위로 마당의 하늘이 네모로 반영되고 그 하늘위로 날아가는 비행기가 비춰진다.

아마 비행기 소음도 계속 되었나보다.

천천히 카메라가 고개를 들면 끌레오가 마당을 물청소하고 있다.

화면밖에서 연기도, 삶도 지속되고 있었다.


끌레오는 멕시코시티의 로마지구에 살고있는 어느 가족의 가정부다.

단란해보이던 이 가족은 남자의 불륜으로 혼란에 빠지고 도시 또한 시위와 진압으로 격동의 시절을 겪게 된다.

끌레오는 한 남자의 아이를 사산하는 와중에 이 모든 것을 고스란히 함께 한다.



단순히 '흑백영화'라기보다는 컬러가 아닌 따뜻한 질감의 영화 같았다.

아무래도 컬러가 아니다보니 과거를 추억하는데 효과적이며, 또 특수효과 따위는 없을 거라 믿게 되지만 

곳곳에 정교하고 섬세한 시각효과가 녹아들어있다.

우선 첫장면의 비행기가 날아가는 실루엣이나 마지막 장면의 비행기,

카메라를 따라 움직이던 벌레는 특수효과가 사용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바다에서의 롱테이크는 어떤 안전장치나 특수효과가 없었다면 나오기 힘든 장면이었다.

그럼에도 워낙 자연스러웠고 또 컬러가 없던 과거라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


오히려 특수효과가 사용되지 않았을 서커스장에서의 인간대포가 특수효과스럽게 보이는 역할을 맡고 있다. 

유명한 중남미 소설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을 떠올리게 만드는 마술같기도하고 판타지인듯한 현실의 구현 처럼 사실속에 허구를 숨겨놓고, 사실을 판타지로 둔갑시켜버린 연출은 정말 매력적이다.

소설에 '백년의 고독'이 있다면 영화로는 '로마'가 있다.  



영화의 첫 장면도 그렇고 중간의 시위장면과 끝부분의 바다장면의 긴 촬영은 

화려하지 않고 단순하면서도 아름답고도 긴장 가득한 장면을 이끌어낸다.

마지막 바다장면에선 '제발, 제발...' 가슴이 미어지도록 간절하게 만들었다.



'끌레오'는 그냥 보아도 인디오 같았고, 배우가 아닌 것 같았다.

'주인공은 언제 나오려나' 했지만 조금씩 끌레오를 위한 영화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사랑가득한 따뜻한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엄마품보다 끌레오의 품이 더 아늑하고 자연스러웠다.

이 영화는 끌레오를 그리워하며 그녀에게 받은 사랑에 대한 보답이다.

감독의 엄마가 보았다면 섭섭했을런지도, 혹은 공감했을 수도 있겠지만 

'로마'는 끌레오를 위한 헌정이다.


극중 끌레오와 극장에서 보았던 '우주여행'영화의 한 장면이 그래비티와 비슷해서 조지 클루니가 까메오로 나온 줄 았았는데 알고보니 그레고리 펙이었다는...

어쨌든 그래비티도 극장에 데려간 끌레오영향이 있었다.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라는데..

영화속 유년시절의 감독은 누구였을까?

막내였을까, 아니면 첫째였을까.

영화를 보면 두드러지게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누구였을지는 누구나 알 수 있겠다. 


멕시코에 로마라니, 허구인 줄 알았는데 '로마'를 찾아보니 멕시코시티에 실재하는 지역이다.

여러가지로 타이틀도 '로마'여야만 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