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donuts, no camino!

무시아 - 피스테라

by 외투



아침에 조금 서둘러 일어났다.

피스테라에서의 일몰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어제는 날이 흐려 일몰을 볼 수 없었다.

오늘은 꼭 봐야지... 대서양에서의 일몰을.

제발 날씨가 도와줘야 할 텐데.


이곳 무시아의 알베르게에는 먹다 남은 포도주가 몇 병 있었는데 그중 많이 남은 놈으로 한병 골라 사무엘이 배낭에 챙겼다.

어제는 맥주를 담더니 오늘은 포도주구나.

먹다 남은 헌 포도주는 사무엘의 헌 배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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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날이 흐려 멋진 일몰은 고사하고 비나 오지 않기를 바래야겠다.

아침부터 어두운 하늘에 등대가 반짝거렸다.

알베르게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바닷가에 교회가 있다.

바다를 한껏 감상한 후 사무엘과 교회로 들어갔다.

바닷가 교회라 그런지 천정에 걸린 조명은 방향타처럼 생긴 것이 이곳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작은 배 모형도 걸려있고.. 교회라기보다는 조그마한 박물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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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마주하고 우뚝 서있는 교회.

험한 바다에 맞서 달라고 이곳에 교회를 세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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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하늘에 떠오르는 태양도 좋겠지만, 흐린 하늘과 파도가 치는 무시아의 바다도 나름 멋있다.. 고 위안을 삼았다.

아닌 게 아니라 시원하고 상쾌했다.

일출을 본 사람들은 이런 시원한 풍경은 못 보았을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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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옆 언덕을 오르니 커다란 기념비가 우뚝 서 있었다.

까미노 관련 기념비겠거니 했는데 예전에 난파되어 기름유출사고를 냈던 아픈 기억에 대한 조형물이다.

우리도 태안 기름유출사고를 겪었기에 까미노에 대한 감흥도 덩달아 얼룩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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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테라는, 교회를 반환점 삼아 무시아를 돌아 나와 남쪽 방향으로 걸어가야 한다.

해안가를 따라 걷거나 해안을 벗어나 숲길을 걷거나..

바닷가를 곁에 두고 멀어졌다 가까워지다를 반복하며 걷는 길이,

오늘 피스테라에 도착한다는 설렘과 함께 더욱 상쾌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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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이 알록달록한 도넛을 꺼내 나눠주었다.

색깔이 독버섯처럼 화려한 게 꼭 불량식품 같아 보이기도 했는데

프란시스코도 '그런 도넛은 나도 처음 보는데..'라고 했다.

사무엘은 '페리스 나비다드 특별 에디션'이라며 자랑했다.


2011-12-05_14.49.jpg 크리스마스 기념 한정판 도넛


도넛이 담겨있던 종이 상자는 '접고 오려서 트리를 장식할 수 있다' 고 설명되어 있었다.

사무엘 가라사대

no donuts, no camino!

우리 인생에도 이런 도넛 같은 달콤함이 필요하다.

살면서 지치고 아플 때, 그럴 때면 더 힘들었던 과거를 떠올리며 그것을 극복했던 과정을 떠올리거나,

아니면 행복하고 달콤했던 때를 떠올리며 힘을 내거나 하면서 그 순간을 버텨낸다.

이 구간의 피스테라 가는 길은 후자에 가깝다.

당시를 떠올리면 달달했던 도넛이 연상된다.

camino.. so sweet do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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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가를 따라 한참을 걷다가 그만 길을 잃었다.

한참을 걸어도 화살표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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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걷다 보면 까미노와 만나겠지.

어차피 바다를 오른편에 두고 남으로 남으로 내려가기만 하면 되니까.

바다를 바라보며 바람을 맞으며 걸었다.

간간이 흩날리던 비는 그쳤고 구름도 물러가는 듯했으며 일몰에 대한 기대감이 그 자리를 조금씩 차지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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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하면 일몰을 볼 수 있겠는걸..

아무래도 노을 속에 바다로 떨어지는 태양 하나쯤은 있어줘야 감동도 더 클 것이다.

'흐린 하늘도 괜찮네..' 하는 감상 따위는 가식이었음이 금방 들통나고 말았다.

무작정 걷다 보니 해안가에서 내륙 방향으로 몇 가구가 안 되는 아주 작은 마을이 보였다.

그렇지, 마을로 가면 분명 화살표가 있을 거야... 까미노는 멀리 도망가지 못했을 거라고.

마을로 들어섰다.

그런데 마을로 발을 들여놓는 순간 아주 작지만 사나운 개가 튀어나왔다.

한주먹거리밖에 안될 것 같아 보이는 녀석이 어찌나 사나운지, 마치 목에 핏대를 세우고 바락바락 대드는 것만 같아서 우리는 엉거주춤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따라 나온 주인아줌마가 나와서 개를 달랬다.

아줌마는 괜찮다고 했지만 기세에 눌린 우리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조심해서 개의 구역으로부터 벗어나 녀석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배낭을 풀고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마침 주위에 대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었고.. 사무엘이 대나무 하나를 잘라 가지를 쳐내고 다듬어 회초리 같은 지팡이를 만들어 허공에 휘두르며'홱- 홱-' 날카로운 소리를 내본다.

만족스럽다는 듯 나를 돌아보며 씨익 웃는데.. 살짝 섬찟했다.

그리곤 멀리 떨어져 있던 개를 향해 도발을 시작했다.

'아이고 이 돌아이..'

안 되겠다. 서둘러 자리를 정리하고 사무엘을 끌고 도망치듯 그곳을 벗어났다.


점심시간을 막 넘어설 때쯤 어제 주의사항을 들었던 무시아와 피스테라의 중간지점에 도착했다.

인증샷을 찍으려면 해안까지 몇백 미터를 더 걸어가야 한다.

수백 킬로미터를 걸어왔지만 코앞의 몇백 미터는 너무 멀고 힘든 길이다.

배도 고팠기에 바르에 들어가 허기도 채우고 스탬프를 받기로 타협했다.

이 바르는 얼떨결에 까미노 공식 지정 바르가 되어버렸다.

중간에 다른 바르도 없었지만 인증서를 받기 위해서는 이곳에서 도장을 받아야만 하고 바르에 들어왔으니 커피라도 한잔 마셔야 되니 자연 매출도 많이 오를게 분명했다.

스탬프만 받고 지나쳐도 괜찮지만 어디 그게 쉬운 일인가.

지리적으로도 피스테라와 무시아의 중간에 위치했다는 이유만으로 안정된 수익이 보장된 바르이다.

바르는 규모도 크고 종업원도 서너 명은 되었다.

먼저 와 있던 프란시스코와 타냐가 보까디오를 먹고 있었다.

함께 앉아 프란시스코가 추천해준 보까디오를 시켜 먹고 스탬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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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요한과 베아가 어제 피스테라에 묵고 오늘 무시아로 향했다면 이곳까지 오는 동안 만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걸 보면 그들도 우리처럼 무시아를 먼저 들렸음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어제 피스테라에서 묵고 오늘 싼티아고로 떠났겠지.

다시 만날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갖고 걸었지만 다시 만날 수 없었다.


바르를 나와 목장 철조망을 따라 걷고 있는데 저 멀리서부터 '우두두두-' 하는 굉음과 함께 말 한 마리가 달려왔다.

어찌나 웅장하던지 그 기세에 눌려 우리는 겁을 먹고 자리에 멈춰 섰다.

가까이서보니 제주도의 조랑말처럼 작은 녀석이었는데, 말 그대로 지축을 흔들며 질주하는 위용이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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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는 대단했지만 아까 만났던, 작지만 사나웠던 개에 비하면 순둥이다.

사무엘도 가까이 다가가 쓰다듬어주었다.

레몬을 줬더니 한입 베어 물더니 먹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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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의 나라 스위스는 물가가 아주 비싸지만 따라서 임금도 아주 높단다.

그래서 주변국이나 다른 나라 사람들이 스위스로 출근하고 다시 자기 나라로 퇴근하기도 한다고 했다.

이탈리아의 경우, 쓰레기나 폐기물을 스위스에서 처리한다고 했다.

그러면 스위스는 쓰레기 처리를 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고 또 처리과정에서 에너지를 만들어낸다고 했다.

유럽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기에 여러 나라와 접하고 있는데 접경지대의 국가와는 그리 썩 좋은 감정이 아니란다.

영토문제나 범죄 때문이란다.

프랑스와의 접경지역에서는 프랑스와, 독일과의 접경지역에서는 독일과.. 각각 상대국가에 대한 안 좋은 감정이 많단다.

그러면서 아마 이곳 스페인도 인접국가인 포르투갈과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우리도 중국이나 일본을 생각하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인 듯싶은데

은근히 페드로에 대한 안 좋은 감정을 포르투갈이라는 나라 전체로 옮기는 것 같았다.

가까운 이웃 간에 벌어지는 이러한 현상이 단지 국가 간에만 해당되지는 않을 것이다.

주변 사람들,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는 단지 편하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상처를 주는 '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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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테라에 도착한 것은 아직 날이 저물기 전.

하늘이 맑지는 않았지만 잘하면 구름 사이로 떨어지는 태양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일몰을 보기 위해서는 한참을 더 가야 한다.

게다가 길쭉한 모양의 피스테라의 끄트머리, 등대가 있는 곳은 높은 언덕 위에 있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렸다.

나는 행여나 일몰을 놓칠세라 조급했지만 사무엘은 아니었다.

알베르게부터 찾자고 한다.

등록부터 하고 배낭을 맡긴 다음 등대로 향하기로 했는데 숙소를 못 찾아 헤매는 바람에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마음이 급해서 그랬는지.. 무니시팔 알베르게라고 커다랗게 현수막이 걸려있는 건물을 그냥 지나쳐버렸던 것.

알베르게에는 두 사람이 쉬고 있었다.

배낭만 맡기고 어서 등대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크레덴시알을 꺼내 스탬프를 받고 완주 증명서까지 받는 사무엘.

스위스부터 걸어왔다는 사실에 사람들이 놀라워하며 사무엘에게 축하를 건넨다.

잠시 잊고 있었는데.. 맞아! 사무엘은 스위스부터 여기 피스테라까지 2,000km를 걸어온 거지.

그래, 지금 이 순간만은 사무엘 너의 것이다.

꼭 일몰을 봐야 하는 건 아니니까..

나도 따라 스탬프를 받고 완주 증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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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써줄까, 아니면 한글로 써줄까 묻길래 잠시 고민하고 있으니

내 이름 석자를 그림 그리듯 한글로 호스피탈레로가 적어주었다.

우리말에 익숙한 듯 꽤 잘 그렸다.

크레덴시알에도 한글로 된 스탬프. '참 잘했어요'

증서를 받아 반으로 고이 접어 배낭에 넣은 후 물어보니 벌써 일몰이 시작되었을 것이고 지금 간다고 해도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렇게 피스테라의 일몰은 물 건너 보냈다.

배낭을 두고 포도주 한병 달랑 들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알베르게를 나오는데 프란시스코와 타냐가 등대에서 돌아오고 있었다.

프란시스코가 등대 근처에서 까를로스를 보았단다.

까를로스라니! 반갑기도 했지만 조금 부담이 되기도 했다.

타냐는 알베르게에서 머물 것이지만 프란시스코는 바로 버스를 타고 싼티아고로 돌아간다기에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프란시스코는 바라던 대로 완주 증서 3종 세트를 모두 받았다.

까미노를 걷기 위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내키지 않는(?) 육식을 해야만 했던 프란시스코.

이제 프란시스코도 베지터리안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다.


"아디오스, 살루트, 부엔 까미노!"


등대로 향하는 길은 어두웠다.

바닷가를 따라 난 언덕길을 걸어 올라간다.

꽤 먼 거리를 걸어올라 정상에 도착했더니 과연 그곳에 까를로스가 있었다.

까를로스와 사무엘이 인사를 나누었고 우리는 함께 포도주를 나눠마셨다.

셋이서 돌아가며 병을 다 비웠다.

'데얼 이스 노 모어 와인'

그래, 사무엘 네 말대로 이제 더 이상 포도주는 없다.

텐트칠 자리를 살피는 까를로스를 뒤로하고 좀 더 갔더니 까미노 표시가 나온다.

0.0km

이곳 피스테라가 바로 까미노의 종점인가 보다.

종점이자 출발점이다.

뿌듯하기도 했지만 어째 완주 증명서처럼 그저 형식적인 숫자에 불과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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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등대 불빛만 반짝였다.

피스테라의 바다는 내일 아침으로 미루었다.

사무엘이 포르투갈 사람인 까를로스를 약간 경계하는 느낌이다.

까를로스에게 '노리꼬는..?' 했더니 싼티아고에서 집으로 돌아갔단다.

연락처를 아느냐고 물었더니 모른단다.

그렇게 신세를 졌으면서도 연락처도 모른다니.. 실망이다.

노리꼬가 페이북을 사용하느냐며 물었을 때, 나는 그 당시 페이스북은 물론 트위터도 사용하지 않았기에 서로 연락처를 나누지 못한 게 많이 아쉬웠다.

조금 불안한 눈빛의 까를로스.

어디에 텐트를 쳐야 할지.. 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불안 같았다.

싼티아고에서 노리꼬와 헤어졌다면 이곳까지 오는 동안 이미 형님으로부터 받은 돈도 다떨어 졌을 텐데..

아니, 그전에 이미 빈털터리가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곳까지 오는 동안 많이 힘들었을 텐데..

'알베르게로 함께 가자' 거나 '같이 저녁 먹자'라는 말이 머릿속에서만 맴돌았다.

텐트를 치는 까를로스를 남겨두고 언덕을 내려왔다.

그나마 오늘 밤엔 비는 오지 않을 것 같았다.


언덕을 내려와 저녁거리를 사러 수퍼마켓에 들렀다.

오늘의 재료는 뽀요, 닭이다.

손질이 된 닭고기와.. 포도주를 집어 드는 사무엘. 또 포도주야?!

내가 밥을 짓고 사무엘이 닭요리를 만들었다.

적당히 썬 닭을 와인에 조린다.

'음 이제 아예 닭을 포도주에 말아먹을 작정이군..'

하는데 내가 들고 있던 우유를 보더니 그것도 달래서 붓는다.

바스크 워먼 에두아르네와 프랑스 아줌마도 불러서 함께 만찬을 나눴다.

사무엘이 요리한 '보랏빛 닭'.

'마지막까지 테러당하는 거 아닐까' 염려반 기대반으로 맛을 보았는데 나쁘지 않았다.

까미노에서 사무엘이 만든 음식 중 그나마 유일한 성공작이 아니었나 싶다.(산토 도밍고에서도 괜찮았다)

저녁식사가 끝나갈 무렵 타냐가 그제서야 주방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주방사용시간은 이미 끝난 상태.

사람들이 '이곳 피스테라 알베르게의 문제!'라고 불평했다.

조금의 융통성도 없이 시간이 지나면 주방과 1층을 닫아버린단다.

하는 수 없이 음식과 그릇을 들고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의 도미토리룸 앞의 작은 공간에 매트리스를 깔고 아쉬움을 달랬다.

타냐가 버너를 꺼내 음식을 마저 해 먹고 와인과 맥주를 마시며 피스테라에서의 밤을 아쉬워했다.

스위스 사람, 한국사람, 러시아 사람, 프랑스 사람 그리고 바스크 워먼 에두아르네까지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함께 서로에게 축하도 건네고 포도주도 건넸다.

모두들 뿌듯해하는 한편으로 아쉬워했다.

아쉬워하면서도 집으로 돌아간다는 기대를 한다.

내일이면 한 곳을 바라보며 함께 걸어왔던 사람들이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뿔뿔이 흩어질 것이다.

사무엘은 스위스로 돌아가면 여행자를 위한 알베르게를 만들겠다고 했다.

타냐는 다시 좋아하는 직장으로 출근을 할 것이고

에두아르네는 싼티아고에 두고 온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갈 것이고...

나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

아니, 정해놓은 계획은 있었지만 막상 피스테라에 도착하고 보니 포르투 갈길을 다시 '걷겠다'는 계획이 흐려졌다.

뒤풀이를 끝내고 뒤숭숭한 마음으로 침낭 속으로 들어갔다.

까를로스는 잘 자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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