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by Driver (2017)
썩은 토마토의 점수를 별로 믿지 않지만, 이 영화가 왜 신선도가 높은지는 보니깐 알겠더라. 정말 신선하다. 액션에 비트를 넣고 쉐이킷하면 이런 영화가 나오는구나. 액션영화는 눈이 즐거운 영화인데, 이 영화는 귀가 즐겁다 못해 발과 어깨도 함께 움직인다. 게다가 싱그런 남여 주인공은 덤이다.
솔직히 케빈 스페이시 말고는 전혀 몰랐다. 영화 제목이 보스 베이비랑 비슷하다는 이유 하나로 '별로'라는 선입견이 있어서 그런지 알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게 되니 배우들을 찾게 되더라. 앤설 어거트는 다이버전트 시리즈에서 얼핏 봤던 것 같고, 릴리 제임스는 신데렐라였고. 제이미 폭스는 스파이더맨 때문에 악당으로만 인식이 박혔었는데, 알고 보니 타란티노의 장고였다. 오, 그 영화 꽤 재미있었는데.
영화는 꽤나 직선적이고 뻔한 흐름대로 간다. 우리의 주인공인 베이비의 악전고투를 보면서 느끼는 생각은 '음, 역시 암흑가에 손을 넣었다가 빼기가 쉽지는 않군'. 훌륭한 기술을 가진 사람은 역시 쓸데가 많은 법이다. 그리고 그러한 기술보다 역시 인성이 더 중요한 법이다. 결국 베이비도 그 인성때문에 구원받지 않았는가?
역시나 악당들. 사사건건 베이비를 훼방놓는 악당들이 나오는데, 비아냥 거리고 질투하는 정도가 아니라 본인이 법인 것처럼 아무 곳에서나 살인을 하고, 결정을 하려한다. 본인만 보스인 척. 그래서 요런 놈의 악당들은 짜증이 난다. 나쁜 놈이긴 하지만 매력적이지 않다. 그냥 나쁜 놈. 감독도 열받았을까? 한 녀석을 그렇게 보내버리는 것을 보면.
오히려 두번째 악당이 더 호감이 간다. 나름 신사적이지 않은가? 매력도 있고, 굵은 목소리에 상대방을 인정할 줄도 알고 사랑에 목숨을 바치기도 한다. 그 화풀이가 베이비한테 간 건 나름 이유가 있다. 직접적인 이유는 아니더라도, 간접적인 이유는 될테니. 뭐 애초에 원인은 첫번째 골로 가버린 그 녀석때문이니 역시 잘 정리되었다.
터미네이터2를 보면 끔찍이도 따라붙는 그 녀석이 나온다. 없어진 듯 하면 모습을 바꿔서 나오고, 사라진 듯 한데 끝까지 기어서 다가오는 녀석. 그런 끈질김이 꽤나 대단한 악당이었다. 영화가 쫄깃해 지려면 이 정도의 장치는 있어야 하지 않는가? 게다가 이건 액션영화이니. 말 질질 끌다가 상황 열심히 설명하다가 정리되는 것보다는 훨씬 멋있었다. 그것도 신나는 비트와 함께!
엔진 소리를 집어 삼킨 화끈한 비트 액션!
이 영화의 대부분은 노래로 연결되어 있다. 심지어 베이비는 일상 대화에 비트를 실어 음악을 만드는 비상함도 가지고 있었다. (전직 DJ였다나? 실제로!) 이명으로 인해 늘 음악을 들어야 한다는 설정도 재미있었고, 차량 추격씬들도 재미있었다. 분노의 질주와는 또 다른 느낌이랄까? 경쾌함이 수준을 넘으니 무척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러다 보니 감독 이야기를 빼 놓았네. '새벽의 황당한 저주' '뜨거운 녀석들'을 보고 완전 팬이 되어버렸는데. 극장에서 개봉도 안한 '더 월드스 엔드'를 구해서 보고는 신나게 웃었었다. (나 혼자만. 완전히 개취였던 것이었다. 흑흑) 그래 그런 B급도 가끔 만드시고, 사이먼 페그랑도 잘 어울리시고, 요런 영화도 만들어 주면 참 고맙겠다. 덕분에 추천해준 주변 사람에게 고맙다는 인사 들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