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약이 뭐 어때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JTBC (2018)

by 오랜벗

모처럼 달달한 연애드라마를 보고 있다. 드라마를 보다보니 잊었던 연애세포가 되살아난다. 어느새 빠져들더니 드라마 상황과 대사를 곱씹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할 말이 많을 듯 하다. 이 드라마.


일단 곤약이야기. 첫 회에서 나온 그 곤약은.. 글쎄 였다. 쫀득쫀득하고 칼로리 적은 곤약을 딱히 싫어하지 않기때문에 더했다. 일본에 가면 꼭 사오는 곤약젤리 때문인지는 몰라도 내 주관으로는 인상이 무척이나 좋은데, '누구도 쳐다보지 않는다, 매력이 없다.'의 메타포로 처리하더라. 그래 그건 뭐 작가의 자유니까. 많은 사람들이 다 인정했을테니 내가 좀 특별한 걸로.


왜 그 남자가 그 여자를 곤약으로 생각했을까? 처음에 남자가 여자를 만나서 중대발표 하려는 모습을 볼 때 그 여자의 행동 - 핸드폰을 계속 하는 모습 - 을 보며 그것 때문이겠구나 라고 지레짐작을 해 버렸다. 사람이 서로 만났는데 사람을 봐야지 핸드폰을 보다니. 결과적으로는 여자는 어색하니까 계속 딴청을 피운거고, 남자는 차마 말 못하니까 뜸들인 거였더군. 그 남자는 곤약같다는 말로 관계를 정리하려 한다. 그리고 여자는 곤약같다는 말에 충격을 받는다. 매력이 없다는 건데, 정말 곤약은 매력이 없을까?


인간관계에서의 적당한 밀당, 긴장감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게 전부 다라면 얼마나 힘들까? 매일 전화를 기다리고 새로운 곳에 데려가야 하고, 새로운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면 기쁠때도 있지만 힘들때도 있다. 그리고 그 변화를 한 사람이 전부 다 책임져야 한다면 더욱 더 그렇고. 변화는 함께 추구하는 거지 한 사람만 노력하고 한 사람만 향유하는 건 아닐텐데 그걸 전부 상대 탓이라고 돌리는 순간, 그 사람이 바로 곤약인거다. 그리고 곤약은 자기가 곤약인 줄 모른다.


남자의 곤약같다는 말에 여자는 '곤약이 뭐 어때서'라고 되받아치면 어땠을까? 처음에는 맛있다고 했을텐데, 나중에 질리니 곤약같다는 말은 곤약에 대한 실례이다. 식감도 좋고 칼로리도 낮아서 다이어트 식으로는 짱이라고 하던데 그건 그 남자의 식견이 그것밖에 안되는 거다.


그래서 만난 새로운 여자가 불량식품 같이 입에만 달고 몸에는 나빴다는 건 통쾌한 사실. 역시나 연애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마주보고 함께 걸어가야 하는 거지. 끝까지 찌질한 연기를 펼치는 그 남자에게 박수를. 그리고 통쾌한 응징을 내려주길. 진짜 같은 남자로서 못 봐주겠다. 드라마니까 그렇겠지만. (사족이지만 요상한 남자들이 그 회사에 참 많더라. 아직 현실은 시궁창이던가!)


곤약이 몸에 좋다는 증거기사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06/01/17/20060117560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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