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친절한 이웃, 친근한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2018

by 오랜벗

Spider-Man: Into the Spider-Verse


스파이더 버스는 스파이더맨과 유니버스를 합친 말이겠지? 오히려 저 말이 이 영화를 더 쉽게 설명하지 않는가 싶다. 하지만 아이들이 보기에는 분명 어려운 말. 그래봤자 영어인 것은 크게 변함이 없다는 게 함정.


12세 관람가인데 왜 초딩들과 유치원 생들이 많이 보이는지. 그냥 히어로라면 애들이 워낙 좋아해서 그러는 거라 생각을 하지만 데드풀은 어떻게 피해가려고 그러시나? 내가 보기에 이 영화보다는 그냥 포켓몬을 보여주는 게 훨씬 더 좋아 보이는데.


애니매이션이라면 디즈니나 픽사나 미니언즈 정도만 봤던 것 같은데.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가 별로 없어서 극장에 끌려간 입장에서는 시간이나 때우려는 마음 밖에는 없었다. 아이들이 꽤나 많은게 신경쓰였고 그나마 더빙이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시끄럽지만 않으면 다행이겠다 했는데 ‘광고를 왜 이렇게나 많이해’라고 소리치는 꼬마덕분에 빵터졌다. 관람료 안 올리려면 어쩔 수 없댄다. 칫. 관람료 더 올리면 사람들 안 들어오니 꼼수쓰는 거면서.


다시 영화에 집중. 작화가 좋다. 코믹스를 보는 느낌이랄까? 중간 중간 사각형 말풍선들이 들어가면서 속마음이 나오고 글씨체도 나오고 애니매이션인데 적극적으로 만화 형식을 차용한다. 아주 신선하다. 게다가 풍경모습이나 배경모습은 마치 실사인 듯 착각이 들게 한다. 그리고 애니매이션이 아니라면 불가능했을 것 같은 (혹은 CG 범벅으로 제작비가 무지 치솟았을 것 같은) 연출이나 액션신들도 너무 좋았다. 이야기가 탄탄한 것도 장점. 멀티 유니버스, 평행이론 등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더라. 어벤져스 4가 약간 뒤통수 맞았겠다 싶기도 하고.


스파이더 맨들이 꽤나 많은 걸 보니 미국의 만화역사도 꽤나 오래 되었구나 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왜 그리 미국 시트콤들 (특히 빅뱅이론)을 보면 히어로들에 광분들을 하는지 알 듯 하다. 저 나름대로의 히어로들을 다들 하나씩 가지고 있겠구나 라는 생각. 느와르 스파이더맨, 흑인 스파이더맨, 여성 스파이더우먼도 모자라 돼지 스파이더맨과 다문화+메카닉 스파이더맨까지. 일본 여자 아이는 그림체도 틀리더라. 참 재미있는 설정이다.


빌런들의 이야기가 좀 생략된게 아쉽다고나 할까? 킹핀 이야기를 좀 해 줬으면 하는 아쉬움. 주인공 가족들도 무언가 비밀이 더 있을만도 한데 그건 다음 편에 나올런지. 그래도 그걸 모두 다 한군데에 넣는다면 아마도 너무 길어질지도. 한 아이의 성장의 모습만 봐도 충분히 좋았다. 스파이더맨은 그래서 각별하다. 인간이 히어로로서 각성해 나가는 과정. 아이언맨은 잘난 녀석이니 그렇고, 슈퍼맨은 원래 그렇고 배트맨은 어둡고, 헐크는 자기 통제도 못하는 데에 비해 스파이더맨은 굉장히 인간적이라서 마음에 든다. 말도 많기도 하고 유머스럽기도 하고. 어설프기도 하고. 그래서 당신의 이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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