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 2 - 인과 연, 2018
여전히 스포일러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왔는데 없을 수가 없네요. 어제 아침에 봤거든요.
참 재미있는 영화이다. 우리 나라에 이런 영화가 시도되었다는 점에서 그의 무모함에 박수를 보내고, 성공을 이루었으니 찬사를 보낸다. 미스터 고에서 얼마나 욕을 먹었던가? 화려한 CG는 인정받았지만 들인 돈에 비해 관객은 그닥. 하지만 그 영화에서 감독은 희망을 봤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로 구현해낸 특수기술들을 가지게 되었고 중국에서 다행히 선방해낸 덕분에 크게 망하지도 않게 되었다. 그래서 나온 작품이 신과 함께.
지난 번 대만에 갔을 때 그 영화의 예고편이 시먼딩 커다란 전광판에서 상영되고 있을때 놀라움을 금치못했다. 인디아나 존스, 빽투더 퓨처를 꿈꾸던 감독의 진정한 글로벌 데뷔가 아닐까? 자세히 따져보자면 허점도 많겠지만 대중적으로 인정받은 그 작품의 속편은 더욱 더 기대하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영화프로그램에서 그렇게나 예고편을 해 댔지만 하나도 보지 않고, 그제 1편을 왓챠플레이에서 복습하고 바로 어제 조조를 보고 왔다.
죄와 벌, 인과 연. 서로 관련있는 두 글자가 따로 떨어져서 각각의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웹툰의 줄거리를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 부분부분을 잘도 엮어 이야기를 만들어낸 솜씨가 좋다. 1편에서 그렇게 욕을 먹던 진기한의 부재도 어떻게든 맥락을 만들어 내는 솜씨라니. 실은 웹툰을 본 사람들은 이미 결말이 어찌되는지 다 알고 있는게 아니던가? 결국 그 결말로 이르는 과정이 얼마나 매끄러운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거겠지만, 내 경우에는 이 정도면 좋았다. 말장난으로 비춰질 수 있는 영화 속 많은 대사씬들이 좋았고 복사하고 붙인 듯 유명한 공룡영화의 몇 가지 씬들을 갖다 써도 나쁘지 않았다. 패러디 혹은 오마주 혹은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 정도로만 읽히더라. 뭐 그 뜬금포조차도 충분히 유쾌할 정도로 발랄했다.
인과 연. 전쟁과 현생, 그리고 지옥까지 계속되는 교차편집은 다소 산만한 듯 보였지만 그러면서도 어떻게든 이야기를 부드럽게 이어나가려는 감독의 노력이 엿보였다.
그렇다고 모든 게 부드러운 건 아니었다. 하얀 삵의 부드러운 어린 시절과 덕춘을 만났을 때의 살벌한 모습이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고, 수홍의 재판을 끌고 가기 위해 귀인을 재정의해야 하는 모순도 생겨났다. 억울한 사람이 모두 귀인이라면 귀인들 정말 많지 않는가? 재판을 통해 최종 확정을 받는다지만 귀인이 아니라면 귀인이라고 판별해내는 시스템이 문제가 아닌가? 뭐, 이런 것들이 강림의 과거에 집중되었으므로 다소의 억지는 인정한다. 사람인데 그럴 수도 있지.
“도대체 이게 누구의 재판인줄 모르겠네”
계속 뇌까리던 수홍의 말처럼 이건 수홍의 이야기가 아니다. 귀인이 중요했고 그 죄와 벌에 관한 판결이 중요했던 1편과 달리 2편은 재판보다 더 중요한 사람의 인연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최종적인 시련은 용서하고 용서받을 시간이라고 이야기한다. 결국 서로를 인정하고 용서해야 하는 아주 상대적인 인과 연이다.
인상적인 액션신은 있었지만 1편보다 줄었고, 특수효과들은 넘쳤지만 딱히 인상적이지 않았다. 이미 지옥을 모두 다 관찰했기에 2편은 그들의 인연에 좀 더 집중을 했고 그건 아주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매력이라고나 할까? 여기에는 전생의 차사들의 연기가 한 몫했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나 이야기를 이어가는 기술들은 마치 미드를 보는 듯 했으며 모든 퍼즐이 맞춰 나갈 때 상쾌함으로 마지막 엔딩 크레딧을 볼 수 있었다. 1, 2편을 동시에 찍는다는 것의 효과는 바로 이런 것이구나.
전편보다 나은 후편은 없다던데 나는 전편과 후편을 똑같이 이야기하고 싶다. 이건 쌍둥이다. 닮지는 않았지만 따지고 보면 한 배에서 나온 이란성 쌍둥이. 전편이 약간 남자쪽 취향이라면 후편은 약간 여자쪽 취향인. 아. 셋째도 나올려나? 워낙 많이 마무리를 해 놔서 다음 편은 글쎄.
조심스럽게 3편을 예측해 보자면 여기도 두 가지 이야기가 필요할테니 귀인이라 불리우는 그(실은 억울한 거지)와 진기한의 변호사 성장기가 함께 어우러지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진기한은 발랄한 콘셉이면 좋겠다. 청년경찰처럼. 그 귀인이라고 불리우는 사람의 과거는 어두울 수 밖에 없겠다. 그 귀인이 그럴게 된게 어떤 사건에 의해서 였다라는 설정이라면 재미있는 연결고리가 나올 듯 하다. 웹툰에서 활용 못 한 가택신들도 살려보고. 스릴러도 가미하면 단짠의 묘미가 나오지 않을까?
1편 리뷰. 쓴 지 1년밖에 안 되었네?
https://brunch.co.kr/@2edu4all/246
김동욱이라는 배우는 과거에 임금역할로 본 듯 한데 그 능글거리는 연기가 너무 잘 어울려서 뿜고 말았다. 1편에서도 특이했지. 차사에 주눅들지 않은 자신감은 환생마저 쿨하게 차버릴 수 있는 대범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래서 이 영화 시리즈에서 그를 더 보고 싶긴 하다. 그것도 훌쩍 성장한.
차사를 모두 다 잘했지만 주지훈은 특히나 하드캐리한 듯 하다. 진짜 1편만 본 사람들은 그의 멋짐을 어찌 알겠나. 개그 캐릭터에 지나지 않았는데 숨겨왔던 너의 그 수줍은 츤데레란.
동현이? 아니 현동이. 마치 김구라씨 아들을 닮은 모습으로 귀여움과 활력소를 담당하고 있는 그 아이가 꽤나 인상적이었다. 우연히 케이블을 보는데 거기에 땋 나오더라. 쑥쑥 커갔으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유승호만큼만 되렴. 이름도 유명하다. 정지훈 어린이. 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