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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랜벗 Feb 24. 2019

다시 그만

꺼져야 할 때


아둥바둥 붙잡으려고 했던 그 밧줄이

이미 썩어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도 밧줄이 있어서 좋았지라고 생각한건

희망이라고 생각한 절망을

굳이 확인하고 싶지 않아서 였다


나는 그대라는 호수로 들어가

안으로 푹 빠질 준비를 했지만

그대는 내가 들어가는 모습을

안타까운 듯 바라만 보고 있었다


안타까웠을지도 결국 내 바램일 뿐

실은 내가 그 손을 잡아

함께 젖을까봐 걱정했던 것일지도

질척질척한 상황이 닥칠까봐 걱정했을지도


모든 이야기가 해피엔딩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각자의 해피엔딩이 누군가에겐

새드엔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나도 그대도 다 알고 있는데

나만 늘 부정했나 보다.

나만 괜히 아파했나 보다.

이런 사랑이 어찌 나 하나만 있으랴.


이제 겨우 떠나보낼 용기를 얻었다


예전에도 한 번 그랬던 것 같은데

늘 주위를 맴돌았었는데

그걸 아는 척 해 준 그대는

선의일지 몰라도

내겐 또다시 지옥같은 시간의 쳇바퀴였다

하지만 즐거웠던 적이 없었다고 말하진 못하지


그래 이젠

정말로 다시

떠나 보낸다


그대는 자유인이 되어 훨훨 날아오르길

다시는 내가 쳐다보지 못하는 높이로 떠나가시길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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