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문제다 정치도 문제다 사회여론들도 바보다
내 생각만 올바른가? 그건 아니겠지. 분명 나는 올바른 사람은 아니다. 하는 행동 모두가 위선적이지 않고 진실로 올바른 일만 하고 올바른 생각만 하는 건, 인간의 영역을 지나쳤다. 그건 신만이 하는 행동이다. 그러므로 '너는 뭐가 잘났냐'고 헐뜯는건 바보 같은 말이다. 그러는 '너는 얼마나 잘났는데?'
다만, 내가 하는 행동과 생각을 헐뜯고 싶다면 그 근거를 제공하면 된다. 뜬구름 잡는 소리 하지 말고, 어디 근거도 없는 가짜 뉴스 가져오지 말고. 입장이 틀리면 생각이 틀리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생각이 틀렸다고 해서 그 사람 됨됨이까지 비난할 이유는 없는 거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는 신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의 허물을 살짝 덮어주는 건 인간적으로 가능해야 한다. 원죄를 내세우며 끝까지 속죄하기를 바라는 건 '나는 뭐 어쩔 수 없지만 너는 제대로 살라구'를 외치는 것 밖에는 안된다. 그게 바로 내로남불이다.
참으로들 서로 입맛에 맞게 가져다 쓰는 저 '내로남불'은 알고 보면 모두 다 그 일을 한거다. 적어도 나는 괜찮고 너는 아니다고 이야기하는 거다. 저게 꽤나 괜찮다고 착각하는 기저에는 '나는 로맨스'라는 확신을 깔고 가기때문에 그렇다. 그런데 나는 생각한다. 정말 당신도 그런가? 당신도 만만치 않거든? 그러면 그 사람도 그런다. 너두 만만치 않거든? 그래. 인정한다. 그러니 쿨하게 비난이 아닌 '그 일'에만 집중하자.
사람이나 진영을 비난하는 일은 너무나도 쉽다. 한 쪽 시각으로 고정되면 모두다 그렇게 보인다. 빨간 안경을 쓰면 모두가 빨갛게 보이는 것 처럼. 그럴 땐, 혹시 내가 빨간 안경을 쓰고 있지 않는가 의심해 보는게 먼저인 거지, 당신들 모두 왜 빨갛냐고 화내는 게 먼저가 아니다. 나는 그냥 '빨간 안경'을 쓰고 있느냐고 물어보고 의심해 봤을 뿐인데, 양쪽 다 비난한다. 물타기 한다고. 혹은 저쪽 관점이라고. 음. 관점은 바뀐다. 바뀌지 않는 건 사실인거지. 그리고 굳이 바뀌지 않는 관점의 기준을 정하라고 한다면, 그건 인간이라고 하겠다. 인간에 대한 예의. 그게 없으면 서로 더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차별, 혐오는 그래서 별로 인간적이지 않다. 다른 사람은 별루다, 나와 다르다,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데 무슨 화합과 공존이 필요할까?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기회를 제공하고 믿어주는 건 사회가 정한 법 아닌가? 비록 법이 그대로 있으려는 관성때문에 바쁘게 변화하는 사회의 기준을 못 따라가긴 하지만, 그래도 서로의 약속이니 존중받아야 하지 않을까?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도 말이다.
어쨌든 이 매거진은 욕 좀 먹을 각오하고 만들었다. 뭐, 나 같은 사람을 누가 거들떠 보겠냐 싶겠지만, 반대의 진영에서 본다면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다. 나도 사람인지라 허술하기 짝이 없는 거 안다. 그러니 싸우고 싶다면 근거를 가지고 정정당당한 글을 올렸으면 좋겠다. 열받으면 보지 말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