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넘쳤던 호르몬들이 사라져버렸다
이건 참 불행한거다. 더 이상 영화를 봐도, 드라마를 봐도, 에세이를 읽어도 예전처럼 감정이입이 안된다. 그냥 따지고만 든다. 도대체 왜 이래야 해? 현실에서 가능하긴 해? 분명 나도 그런 글들을 쓴 적이 있었고,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을 때가 있었는데 내가 여유로워진 건지 호르몬에 변화가 생긴건지 생각들이 건조해 졌다. 어쩌면 요즘 비가 덜 와서 그런 거일수도 있겠지만.
그러다보니 글들이 자꾸 비틀어진다. 결국 그 투덜거림을 예술로 승화하고자 매거진을 하나 더 만들어 버렸다. 투덜리스트. 전문적으로 투덜거려 보련다.
메마른 감성에 촉촉한 감성이 자랄 리 없다. 비틀고, 비아냥 대고, 패러디 하고, 조롱하는 생각들만 난무한다. 어쩌면 지금 사회에서 서로를 차별하고 인정하지 않고 내가 정의라고 이야기하는 건 모두다 감성이 메말랐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당신을 위한 오아시스를 만들어 두기 싫은거지. 아니면 비가 내리지 않았던지.
내 마음은 사막이요
그댄 빡빡 기어서 오오
힘들면 오지 말던지
내 정신상태도 많이 황폐해 졌나 보다. 그래도 글쓰기는 게을리 하지 말아야 겠다. 자꾸 면죄부 주는 것 같아 미안스럽다. 볼 사람도 없지만. 이상하고 짧은 글이라도 끄적거려 봐야지. 술먹고만 안 쓰면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