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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랜벗 Jul 19. 2019

<보면서리뷰> 호텔 델루나 2화

귀신도 힐링이 필요한 곳

이제 도망가면 널 죽일거야


협박으로 시작하지만 별로 협박같지 않아 보이는 건 이지은의 미모 덕분인가 보다. 원귀라는 말이 나오고, 원념이라는 말도 나오고. 원귀를 처리하는 사신이 진공청소기를 가지고 나올 때는 빵터졌다.


아쉬워도 어쩔 수 없어. 다 문닫는 시간이 있는 법이니까.


인간의 시간이 끝나고 이제 죽음의 시간이 올 때를 의미하며 저승으로 가는 길을 보여준다. 삼도천위의 유도교를 건너는 사람들. 마치 피난민 같다고나 할까? 다른 세상으로 가는 그들의 모습이 썩 좋아보이지 않는다. 회한이 남기도 하고, 그래서 이승에서 서성이는 사람들. 이지은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서성이는 사람도, 아직 죽지 않은 사람도 아닐진대.


고양이 먹이를 주는 아이가 호랑이를 본다. 호랑이를 그림책이나 동물원에서 못 본 아이라는 설정이겠지만, 큰 고양이라고 이야기하는 건 좀 아니다 싶다. 아이의 눈에만 보이던 그 호랑이는 다시 발길을 돌려 델루나를 향해 가지만 다시 그 곳을 지나쳐 가고 만다. 이번 이야기는 아마도 이 이야기가 나오겠군.



그나저나 안경낀 아가씨는 계속 여진구를 따라 다닌다. 완전히 스토커다. 저 정도되면 그냥 포기하고 델루라 갈만 한데. 아, 갔다. 대신 낮에. 저기가 목포에 있다는 근대문화유산 어쩌구 인가보구나. 델루나의 가격이 1박에 200만원 가까이. 오지 말라는 이야기.


델루나에서 피오를 만나고, 현재의 집사를 만나고, 사장인 이지은을 만난다. 복도의 벽에서 확인한 이지은의 사진을 보니 더욱 이상함을 느끼는 여진구. 도저히 여기서 일할 수 없다는 생각을 굳힌 듯 하지만, 오히려 이지은은 여진구가 더욱 땡기나 보다. 다른 직원들은 자기 사장을 무서워하지 않는 여진구를 신기해 한다. 다른 귀신에 비하면 이지은은 얼마나 예쁘고 만만하게 보이는가. 하하하.  귀신들의 힐링을 위한 호텔이라는데.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없으니 당황할 수 밖에. 하지만 그 다음에 나오는 장면들은 충분히 힐링을 위한 이야기였다. 더 공부하기 위한 귀신이셨던 그 할머니는 꽤나 유명하신 분 아니셨던가?


'귀신도 운전벨트를 하는게 웃겨서요' 이 대사에 나도 모르게 피식. 하긴 귀신이라고 안전벨트 안하면 안전불감증 이야기가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박제가 되어 버린 호랑이를 보면서 이지은이 '난 죽은게 아냐. 죽지 않고 아직. 그냥 있는거야'라는 말을 오버랩 시키는 게 참 의미있어 보인다. 그리고 그 박제 호랑이는 아까 그 호랑이이고, 그 호랑이는 여진구가 취직한 호텔그룹 회장님이다. 연결연결연결. 그리고 팥죽으로 연결. 호랑이가 팥죽을 좋아했나? 도깨비는 싫어하는 건가? 헷갈리네. 전래동화를 모티브로 삼아 이야기를 엮어 나가는 것도 왠지 익숙한 장면. 그 뒤로 '먹고 죽은 녀석들' 이야기가 또 나온다. 모지?


사신과 호텔 지배인이 말하는 걸 보니 시간이 얼마 안 남은 듯 하다. 그리고 그 시간은 여진구에게 향해 있겠지. 다시 여진구와 이지은에게 무대는 향하고. 얘네는 팥죽 먹다가 언제 레스토랑으로 왔대? 암튼 커피를 운반으로 협상하자는 이지은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무사히 임무(?)를 마친다. 그 앞에 흘러나오는 이지은의 썩소. 결국 그 눈의 저주는 안 풀어주고 가버린다.



그러니 여진구가 제대로 근무할 리가 있나. 자신은 보이지만 다른 사람에겐 설명할 수 없는 그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들. 웃기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뭐, 그러다 델루나로 갈 거라고 알기에 그냥 웃어주면 되지. 결국 어찌하여 회장님 댁에 가서 이지은과 같이 가게 된다.


지배인이 결국 떠나고. 이 장면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왜 그가 그토록 오래 이 곳에 자발적으로 있으려고 했는지. 조금이나마 들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특히나 나중에 이지은이 그의 소매를 잡았을 때 왠지 눈물이 흘러내리던데. 특히나 그 존댓말의 울림이란.



부디 언젠간 당신의 시간이 다시 흐르길 바랍니다


그리고 호랑이도 가고 싶은 그 곳으로 보내준다. 그 곳으로 사라지는 그 장면도 꽤나 인상적이었다. 마찬가지 스토커였던 그 녀가 선글라스를 벗던 그 순간도. 힐링이라는 말을 생각나게 만드는 그런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 갑옷귀신은 뭐지?


나무의 의미가 조금 나온다. 떠돌아 다닐 필요없이 편하게 눌러 붙어 살 수 있어서. 나무는 좋겠단다. 그 나무로 집을 지어주려는 누군가가 있었는데. 같이 있을 생각없다면서 잔잔히 번지는 미소. 그게 이지은의 과거 실마리인가 보다.



OST가 세 곡 나온다.

먼데이키즈와 펀치 <Another Day> - 엔딩에 나오는 노래. 이게 메인 타이틀이겠지?

10cm <나의 어깨에 기대어요> - 지배인이 삼도천으로 떠나는 그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태연 <그대라는 시> - 나무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 그 회상신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노래도 다 좋다. 이제 좀 흥겨운 노래 하나만 더 들어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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