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addin, 2019
천만이 본 영화를 이제야 보다니
상영관이 늘었다. 보고 싶었는데 늘 시간이 애매했다. 겨우 시간이 나면 더빙이 걸리지 않나. 늦은 시간에는 상영도 잘 하지 않았던. 그래서 보고 싶었지만 막상 볼 기회가 적었던 영화였다. 그런데 이게 왠일. 상영관이 늘었다니. 그래서 꽤 괜찮은 시간에 영화를 볼 수 있었다. 그것도 자막으로.
기대가 크면. 늘 고민의 지점이 거기다. 기대를 너무하면 결과가 안 좋다. 천만 역주행이라니. 얼마나 재미있었으면. 알라딘을 예전에 영화관에서 봤던가? 그게 언제인지도 잘 기억이 안나는데 보게 되면 좀 생각이 나려나? 어쨌든 이런 저런 설렘으로 영화관에 들어갔다. 그리고 나왔다.
애니를 보지 않았다면. 늘 가정법이 따라 다니지만, 생각보다 어린 관객들도 있길래 들었던 가정이다. 어쩌면 이 애니를 처음봤다면 나는 후한 평가를 내렸을까? 인도 발리우드 영화를 보듯 화려한 군무, 멋진 음악, 그리고 CG. 권선징악이고, 명쾌한 결말. 여주도 예쁘고 OST는 여전히 멋지고 아직도 외우고 있었고. 처음 듣는 음악도 호소력 있게 들렸고. 아마도 좋아요를 잔뜩 누르고 있지 않았을까?
내가 늙어버렸다. 결론적으로 나는 이 영화가 좀 고리타분했다. 감성이 메말라 버렸나? 마냥 행복한 이 이야기가 너무나 단선적이라 그런 생각이 들었나 보다. 이건 어쩌면 스토리 라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의 취향이 너무 강하게 들어간 평이 아닐지. 그러니 나 때문에 굳이 이 영화를 거를 이유는 없지. (이미 천만이나 본 이 영화에 이런 사족을 단다는 건 매우 웃기는 일이다.)
페미니즘일까? 요즘 영화들의 추세인 듯 싶다. 어쩌면 새로움을 찾는 지금의 상황에서 그동안 익숙했던 문법을 비틀었던 시도 속에 페미니즘이 조금 더 도드라져 보일수도 있겠다. 백인 위주의 영화에서 요즘은 흑인들이 나오기도 하지 않는가? 스토리를 비틀기가 어려우니 이런 방식을 추구하는게 나빠보이지 않는다. 단순하게 그냥 줄거리 바꾸려고 그런 건 아니겠지만.
이왕이면 제목도 바꾸지. 실은 알라딘 영화인데 알라딘 영화같지는 않더라. 알라딘의 고뇌보다 쟈스민의 고민의 크기가 컸기에 영화의 중심이 쟈스민에게 가 있어 보였다. 특히나 요즘 차트 상위권에 오르내리는 그 노래 Speachless를 부를 땐 감동이었다. 마치 겨울왕국에서 Let it go를 듣던 느낌이랄까? 그냥 들었을 때는 그냥 그렇고 그런 노래였는데 영상과 이야기가 함께 섞이니 감동이 몇 배가 된다. 나는 이 영화에서 이걸 건졌다. 파워레인저에서 한 원소를 담당하던 그 아가씨가 이렇게 예쁘게 컸다니.
굳이 요약해하자면
1. 노래는 좋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2. 발리우드의 영향인가? 군무가 많다. 그것도 인도스타일.
3. 쟈스민 밖에 안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