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랜벗 Aug 15. 2019

여름을 탈출하라 '엑시트'

엑시트, 2019

더운 여름에는 영화관이 딱. 적당한 가격에 쾌적한 환경이 있고, 재미있는 영상과 경험을 가진다면 그걸로 완벽한 피서가 될 듯 하다. 그래서 고민한 영화는 엑시트와 봉오동 전투. 왜 분노의 질주는 시리즈 자체가 그리 땡기지 않는지 모르겠다. 두 영화에서 왔다갔다 하다가 결국 선택한 것은 코미디 영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신나게 웃고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골랐다. 딱히 내가 역사인식이 없는 인간이라서 그런 건 아니고.


외유내강 제작사. 타이틀 롤이 처음 시작되는데 어디서 많이 본 이름이다. 류승완 감독이 생각나더라. 부인의 성과 자기의 성을 따서 만들었다는 그 제작사라 기억에 남았던 듯하다. 밖으로는 유, 안으로는 강. 그래서 나왔던 게 베테랑이었던가?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아무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그런 영화. 통쾌하고 비비 꼬이지 않고. 그런데 액션도 탁월한 그런 영화였기에 이 영화도 살짝 기대가 되었다.


조정석은 역시 조정석이다. 납득이로 나왔을 때에 비해서 많이 늙었다. 하하. 그래도 그의 서글서글한 연기를 보자면 마치 송강호나 황정민에게서 느낄 수 있는 연륜이라는 걸 느끼게 한다. 찌질하지만 열심히 사는 소시민을 참으로 잘 연기한다. 윤아는 의외였다. 보통 재난 영화에서 여주인공의 역할은 수동적이고 민폐 역할이 많았는데, 캐릭터를 잘 잡았다 싶었다. 도와줄 때와 도움 줄 때가 명확한 두 사람.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면 이 촬영 그냥 날로 먹은 건 아니겠구나 생각했다. 


따따따 따~따~따~ 따따따. SOS를 뜻하는 전 세계 공용 모스 부호라고 한다. 이게 이 영화에서 뜰 줄이야. 엑시트 무대인사에서 윤아가 그 이야기할 때만 해도 별로라고 생각했었다. 아니 초반에 옥상 위에서 다 같이 핸드폰을 들고 할 때에도 그닥. 그런데, 스피커를 들고 오면서 빵 터지고 말았다. 목소리로 전달한다고 헬기에서 들리기야 하겠냐만. 그 상황이 참 재미있더라. 그리고 저 모스 부호. 한동안 안 잊겠지?


진짜 재난이 무엇인가. 유독가스가 도시에 뿌려질 상황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거보다 취업난에 빠지고 결혼도 못하고 (혹은 안 하고) 직장에서의 갑질에 시달리고 그런 게 알고 보면 삶의 재난이 아닐지. 재난의 처참함보다 그 재난을 이겨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눈물도 찔끔 나고, 스트레스도 풀게 되더라. 아마도 저 두 친구는 전국구 스타가 되지 않았을까? 드론을 그렇게 쓰다니 그것도 참 재치있는 발상. 그렇게 까지 멀리 조정이 되는 거였나? 안될 거 같은데, 뭐 영화니까 이해한다.


아래 스틸의 출처는 다음 영화

처음의 철봉 장면은 압권. 뒤에 있는 문신 입은 사람은 무술감독 정두홍이던가? 난 이 장면 압권이라 생각했다.
케틀벨을 과감히 던지지 못하는 조정석. 하하
내가 전격적으로 빵 터진 장면. 뭐, 나만 터진 거니 안 터졌어도 이해해 주시길.
이동휘가 어디 나왔나 했더니. 진짜 몇 초 안 나왔다. 하하. 무슨 인연으로 나왔을까?
저 쓰레기봉투의 처절함. 막상 재난이 일어나면 차는 쓸모없네. 그나저나 다른 차들은 시동을 다 끄고 나간겨? 그 와중에?
이 장면은 카메라가 아래를 향해야 진정한 맛이 느껴진다. 본 사람들만 아는. 
열심히 뛰는 이 장면. 뒤서거니 앞서거니. 함께 가는 모습이 좋았다.
현실 남매의 케미. 그래도 누나인데 동생한테 너무 막 해. 그게 정겹긴 하더라.



총평하자면

1. 시간을 순삭하게 하는 몰입도

2. 소소한 웃음과 쫄깃한 긴장감

3. 재난의 슈퍼히어로는 드론이었어


한 줄 요약 : 살기 위해 뛰어라. (feat 런닝맨 재난 ver) 

안 본 사람들에게는 추천. 굳이 두 번 볼 필요는 없지. 의미 찾는 영화는 아니고. 암벽 타는 것도 액션 영화다! (갑자기 클리프 행어가 생각나는 군. 작년에 개봉한 스카이 스크래퍼도 비슷한 장르던가? 그런데 드웨인 존슨보다는 조정석!)


매거진의 이전글 이건 쟈스민이 맞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