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랜벗 Sep 03. 2019

역사 앞에서 숙연해 지는건

봉오동전투, 2019

국뽕영화라는 말을 한다. 애국마게팅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그러고 보니 개봉하는 날이 815 광복절 즈음이었구나. 그래서 이 영화를 선택안했다. 그래서 엑시트를 먼저 봤다.


뒤늦게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상영관도 별로 없는데. 이런 영화가 갖는 너무 당연한 결과에 결론에 눈물 짜는 내용들이 마음에 들지 않을까봐 지레 겁을 먹고. 그래도 봤다. (같이 보자는 사람이 우겼다.) 그리고 너무 그 사람에게 고마웠다.


영화는 예상대로 일본군은 잔인하고 그 잔인한 일본군을 응징하는 우리 국군은 통쾌했다. 왜 꼭 일본인들은 그렇게 피냄새를 좋아하고 사냥본능이 있고, 정말 반쯤 미친 놈들만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은 점령군이었으니 충분히 그럴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해했다. 빼앗긴 나라에 사는 사람이 팔자좋게 저런 점령군 행세를 하진 않았을테니. 


그래도 일본 소년병 이야기를 배치한 것은 나름 균형을 보여주려는 의도인가 싶었다. 결국 그들도 죄없이 전쟁터에 끌려온 사람이지 않는가? 우리 소년병과 일본의 소년병이 힘을 합쳐서 우리의 소녀를 겁탈하려던 그 일본군을 해결하려는 모습은 그래서 여운이 남는다. 어쩌면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군국주의의 망령과 싸워야 하는거지 일본인들과 싸우려고 하면 안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아, 요즘은 이런 말들도 조심스레 해야 한다는 게. 참으로 슬프기도 하고.


다행이 이 영화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전기적으로 구성해서 구구절절 늘여놓는 일은 피했다. 물론 몇몇 인물들의 과거가 나오는 장면은 나왔지만, 그게 이야기의 큰 맥락은 아니었다. 오히려 전투 장면에 집중을 하는 게 마음에 들었다. 전략과 전술에 대해 좀 더 접근하면서 기존 애국영화의 틀을 살짝 벗어난 느낌을 주었다. 개인적으로는 전투와 전략의 모습을 좀 더 긴박하게 그려나갔으면 어땠을까 생각되더라. 특히나 박휘순이 맡았던 그 역할은 참으로 많은 이야기거리와 반전을 남겨줄 수 있었을 텐데. 너무 쉽게 소비해 버린게 아닐지.


엄청난 카메오. 잘 어울린다. 그 무게감이. 역시 이순신 장군이셔!
독립군 모습. 어쩌면 개별 출생에 대한 이야기들도 섞일만 한데, 여기서는 그걸 배제했다. 그래서 난 좀 더 좋았다.
일본 소년군과 조선 소년군이 협력하는 장면. 여자 아이 구하기였지 아마?

총평. 아무리 사과해도 역사는 바뀌지 않는다. 그런데 사과도 안하다니.


요약하면

1. 국뽕영화 맞다.

2. 일본 매우매우 나쁘다. (잔인한거야 전쟁이니 어쩔 수 없을지라도)

3. 인물보다는 전쟁에 좀 더 집중해 보자.

매거진의 이전글 여름을 탈출하라 '엑시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