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거는 먹고 싶지만 죄책감은 덜고 싶고
지난번 홍대 갔을 때 유난히도 길게 줄 서 있던 곳은 아마도 흑당라떼인지 뭔지를 파는 곳이었다. 그게 유행이라고 했던가? 아무튼 무슨 연한 갈색 거품이 잔뜩 넘치고 검정색 음료인 (뭐, 결국은 설탕이 들은 라떼라 생각한다) 그걸 마시려고 긴 줄을 설 수가 없어 그냥 포기하고 돌아선 기억이 난다. 그 후로도 몇 번 봤던 것 같다. 공차에서도 팔고 이디야인가 거기서도 팔더라. 그때도 잘 넘겼는데.
어제 마트를 갔다가 요 놈을 보고선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장바구니에 이것저것 넣다 보니 고거 하나 더 넣는 건 별로 일도 아니더라. 죄책감도 안 들더라.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도 있고 같이 나눠마시면 되니까 라는 생각으로 질렀다.
기본적으로 난 밀크티를 좋아한다. 그러기에 나름 나쁘지 않게 먹었다. 흑당이 주는 그 맛도 들어가 있더라. 특유의 향이라고나 할까? 그게 정말 시럽 때문일지 아니면 향을 내주는 첨가물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저기 써 있는 성분표에 따르면 혼합분유가 6퍼에 사탕수수 당밀 4퍼, 블랙슈가 시럽이 0.4밖에는 안 들어 있단다. 홍차엑기스 분말은 고작 0.2 그런데도 홍차 맛이 나다니 엑기스는 도대체 무슨 마법을 일으키는지.
카페에서 파는 밀크티는 그래도 함량이 저 정도는 아니겠지? 하긴 공산품에 깊은 맛을 기대하면 안 되지. 저걸 마시고 그냥 흑당은 이런 맛이야 라고 결론 내리기는 좀 미안했다. 다만 그게 몸에 더 좋기 때문에 먹는다는 건 좀 웃기긴 하더라. 단건 맛있게 먹고자 위함이지 몸에 좋은 건 아니지 않은가? 결국 이것도 건강을 매개로 한 상술. 그렇기에 조만간 지나가지 않나 싶다. 이럴 때 흑당라떼로 창업하는 그런 분들 혹시나 많으실지 괜스레 걱정된다. 쓸데없는 걱정이겠지만 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