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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랜벗 Sep 06. 2016

1, 2학년 안성맞춤 교육과정 추진

안정과 성장이라. 이름 지은 사람 상 주면 좋겠다. 

서울시교육청이 숙제에 대한 논의에 불을 당겼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이상하다. 맞는 말도 있지만 틀린 말도 있다. 뭐가 맞고 뭐가 틀릴까? 이건 서울시교육청의 안성맞춤 교육과정 1~2학년 이라는 글에 대한 나의 생각이다.


전반적인 총론에 의의를 제기할 생각은 없다. 학생배움 중심의 맞춤형 교육과정이라는 말, 부담을 덜어준다는 말, 즐거운 학교생활을 위한 다는 말은 모두 옳다. 그리고 제시한 활동의 방향도 틀리지 않다. 그런데 왜 그리 골을 내냐고?


선행학습이 필요없는 쉬운 한글, 재미있는 수학 이라는 말은 좋다. 받아쓰기를 하지 않고 한글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까? 그럴려면 더 많은 시간을 한글공부에 투입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시교육청에서 할 수 있는 건 일부분뿐. 교육과정을 계획하고 운영하는 건 개별학교이고, 교육부에서 제공하는 교육과정과도 맥을 같이 해야 한다. 이 부분은 그렇게 만들려고 노력한다는 선언적 의미 외엔 없다. 창조경제로 다시 뛰는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말과 다를바가 없다.


안성맞춤 학년제와 협력교사제 는 학교에서 당장 도입이 가능해 보인다. 협력교사제는 결국 예산의 문제인 거고, 전문담임제 및 연임제는 교사를 어떻게 설득시킬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연임제는 이전에도 도입했지만 별로 호응이 높지 않았다. 어떤 제도가 정착하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임상실험도 없이 마구잡이로 치료약이라고 이야기하는 듯 하다. 연구학교를 두어 (솔직하게) 분석하고 평가해야 하지 않을까? 자화자찬이 아닌!


사교육이나 선행학습 유발하는 숙제가 없는 학교 를 현재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교육, 선행학습이 금지된 (공교육에서만) 현실에서 숙제를 꾸미기 위한 문구가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 차라리 부모숙제 없애기가 더 좋지. 


고심의 흔적은 보인다. 교사의 눈치도 봐야 하고 학부모의 호응도 이끌어야 하고. 하지만 예시가 문제이다.

받아쓰기 연습 - 맞춤법을 가르치는데 받아쓰기 만큼 효율적인게 어디있다고. 받아쓰기 연습 없이 맞춤법을 잘 하려면, 한글교육 시간을 많이 주면 된다. 교육청이 계획하는 것 이상으로! 위의 협력교사제가 (정확하게는 강사제. 예산은 어디서??) 정착이 되면 그런 친구들이 남아서 공부하면 될 것도 같다. 정착이 된다면!

독서록 쓰기 - 한글을 익히기 때문에 독서록을 쓰지 말라고 한다. 그럼 책도 읽지 말라는 거? 설마. 교과서를 읽어야 하는데. 일기도 쓰지 말라는거? 그림일기는 몇 글자 되지도 않는데. 하지 말라면 안 할 수는 있다. 그런데 이것이 인문독서교육 강화라는 취지와 같은 건가?

수익 풀고 채점해 오기 - 교육부에서 수익을 만들때 용도를 '가정과제'라고 적시해 놓았음을 모를리는 없을텐데. 채점도 쉽게 하라고 답안지도 첨부해 두었다. 학교에서 수익하라는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수업시간에 문제만 계속 풀게 하는 것과 같다. 재미있는 수학을 하려면 체험 중심, 활동 중심 하라며? 결국 수학익힘책은 할 시간이 없어 쓰레기통으로 가야하는건가?

생활본 정리하기 - 생활본이야 학교에서 없애면 되지. 인성교육은 그냥 교육과정 안에서 가르치면 되구.


자유놀이 시간 확보는 정말로 필요하다. 언제가 문제. 놀이를 해라 하고 이야기한다고 아이들이 노는 것은 아니다. 결국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놀잇감도 필요하고 잘 놀 수 있도록 규칙을 이야기해 주어야 한다. 안전문제 때문에 그 공간의 개념은 참 어렵다. 운동장, 강당, 체육관에 늘 안전요원을 배치할 수 없기에 학생수가 많은 학교에서는 순환제를 생각할 수 밖에 없다. 한 두 해가 힘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하다. 단, 고학년으로 갈수록 노는 문화가 교사가 원하는 대로 가지 않는다는 건 함정.


숙제를 없애면, 시간이 남아서 가족이 함께한다고 믿으십니까? 진정코?


그래서 아마도 교육청에서는 1~2학년만 이야기했나 보다. 고학년 숙제부담은 학교 숙제가 아닌 학원 숙제인 경우가 많으니. 그리고 적어도 1~2학년은 자유롭게 뛰어놀 시기라고 생각하니. 학습부담도 적고, 경쟁이나 선행학습의 경우도 적은 저학년이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나 보다.


동의하는 건, 학생들 학습부담이 적어야 한다는 점과 재미있게 공부했으면 한다는 점. 동의하지 않는 건 3R이라고 불리우는 읽기, 쓰기, 셈하기는 그래도 반복학습이 필요하기에 맞춤형이라도 숙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점. 어찌 생각해 보면 교육청도 숙제가 필요없다고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이왕이면 숙제를 없애겠다가 아니라 필요한 숙제만 내겠다로 바꿨으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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