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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랜벗 Sep 02. 2016

라떼에 시럽 잔뜩

달지 않고 쓰다..


커피를 좋아하나?

향이 아주 괜찮은 원두가 따뜻한 컵 위에 스멀스멀 피어오를 때 그 향기는 어느 향수에도 비할 바가 아닌 듯 하다. 그래서 나중에 수제커피도 배우고 싶다. 핸드블렌딩이라는 것도 해 보고 싶고.


그치만 나는 굳이 그 향기 좋은 커피를 꼭 먹어야하겠다는 주의는 아니다. 커피로 인해 얽혀지는 사람들, 그 시간 나누는 수다들, 때로는 내가 가지게 된 일상의 여유를 더 사랑한다. 그 때 마시는 커피는 에스프레소라도 괜찮다.


오늘 받은 카페라떼 한 잔.

미안함과 화해가 담겼을텐데, 그래서 내 취향대로 시럽도 잔뜩일텐데. 커피가 그리 맛있지 않다. 함께 마시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가? 혼자서 상황을 복기하고 쓴웃음을 지어야하는 이 상황에서 커피는 역시 쓰다.


갑자기 울리는 전화. 혹시나 하고 받지만 엉뚱한 전화.

내 기다림과 다른 사람의 기다림이 같을 수는 없겠지.

대화가 필요하지만 막상 말하려면 딱히 할 말도 없는 요상한 상황에서 나는 길을 잃었나 보다.


아! 이럴땐 커피 마시고 취해봐야 겠다.

카페인 대신 알코올이 들어가면 좋겠는데.

아이리쉬 커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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