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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랜벗 Aug 25. 2016

2. 마틸다는 혼자 크는데 우리 아이는...

교실에서 영화보기


이 영화를 읽으려면 아무래도 로얄드 달이라는 멋진 동화작가에 대해 알면 좋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 제임스와 거대 복숭아처럼 유명한 작품도 많고 영화화도 많이 되었다. 읽지는 않았지만 영화로 접해 본 사람들이 더 많을 듯 하다. 뭐 나중에 또 나오겠지. (찰리와 초콜릿 공장도 소개할 거다. 무지무지 좋아하는 작품이다)


작가는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집어내는 듯 하다. 극 중에 마틸다는 아무 간섭없이 혼자서 모든 일을 척척 해 낸다. 오히려 주변 어른들이 보호 받아야 할 정도이다. 철부지 부모를 경찰의 손에서, 착하기만 한 선생님을 고약한 교장선생님 손에서 구해주곤 한다. 심지어는 모든 사람의 염원(?)을 담아 심판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 주는 건 바로 마틸다의 초능력!


어렸을 때 초능력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했지만 슈퍼맨이나 배트맨처럼 지구를 구하고 악당을 물리치는 일 외에 생각해 보진 않았다. 하지만 초능력이 실생활에서도 꽤나유용하게 쓸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와 닿았다. 마틸다가 아이라서 그런지 남용하지 않고 잘 쓰더라. 어른들 같으면 당장 은행에!!! 하하


어려서 부터 읽은 책 (4살부터 도서관에 다닌다) 때문이었을까? 생각도 깊고 행동도 바르다. 그래서 어려서 고전이나 인문학을 읽으면서 사색하는게 필요한가 보다. 학원공부 영어숙제에 시달리는 게 아니라.


아이들은 초능력으로 나쁜 사람을 혼내주는 장면을 좋아했지만 마지막 좋은 부모를 선택하는 장면도 흐뭇해 했다. 뭐 영화니까 라고 생각하면서 나름 대리만족 했을 수도. 어른으로서 많이 찔린다. 뭐 너희들이 날 선택한게 아니듯 나도 너희들을 선택한게 아니니 피장파장 아닌가?


대니 드비토는 어쩜 잘 어울리는 지. 감독까지 하셨네!

1996년작이다. 벌써 20년. 대니 드 비토는 팀버튼의 배트맨2에서 펭귄맨으로 나와서 익숙하다. 그런데 여기에 아내로 나온 사람이 실제 아내라니. 영화 찍었을 때도 그랬을 것 같은 예감? 마틸다 역 맡은 아이는 성년에는 배우를 하지 않는 듯 하다. 젊은 선생님 역할을 한 배우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 피터의 외숙모로 나오는 것 같은데, 그 전에 바이센터니얼 맨에도 나왔다니 너무 반갑다. 로빈 월리암스는 왜 그리 빨리 떠났는지.


행복한 결말. 애들 어렸을 때 잠자리 책 읽어주기를 많이 해줄걸.

소설이고 영화긴 하지만 교장이 저렇게 막되어 먹은 사람이 되면 어쩌니 하는 생각을 해 봤다. 학교를 지었기 때문에, 내 소유이기 때문에 아무나 채용하고 자심의 신념과 가치를 주입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면 얼마나 끔찍한지. 교육기관이라는 곳이 사유재산일 수 없는게 그게 미치는 영향때문일거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갖게될 가치관을 생각하면 아무나 교사해서도 아무나 교장해서도 안된다.


저런 교장 밑에서 착한 교사가 할 수 있는 건 교장 몰래 제대로 된 교육을 하는 것 뿐. 그래도 아이들이 눈치가 있어 잘 따라주는 것이 고맙다. 어쩜 그 눈치도 분위기로 익혔겠지. 한 사람에게 많은 권력이 집중되는 것은 견제할 장치가 없으면 남용되기 마련이다. 그게 학교라고 해서 다를 것 같지 않다. 권한을 나누고 책임도 나누고. 함께 만들어 가면 얼마나 좋을까? 뭐 늘 현실에는 신문에 오르내리는 학교들이 생기더라. 이전에 급식비리 터지는 학원을 보면 가관도 아니던데.


영화 중간에 교사가 부모에게 적극적으로 아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이 참 좋았다. 아마도 그녀가 교육적 소신이 투철한 좋은 교사였기 때문이었겠지. 그리고 그 이면에는 아이에 대해 나름 충분히 파악했기에 이야기할 수 있었을거다. 아이를 가르치면서 나는 아이의 얼마나 많은 부분을 이해하고 배려하는지. 나 혼자 감당해야 할 아이들이 조금 많기는 해도 그것이 핑계가 되지는 못할 거다.


아이가 영화에서처럼 혼자서 알아서 다 하면서 크면 얼마나 좋을까? 밥도 차려 먹고 설거지도 하고 혼자 버스타고 도서관가고. 게다가 천재라니. 완전 감사.


하지만 아이는 혼자 크지 않는다. 자랄 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은 부모, 교사겠지. 매일매일 아이들을 조금 더 가까이 두고, 조금 더 사랑해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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