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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랜벗 Sep 17. 2016

외모는 다가 아니다

삼봉이발소 ver 연극


모처럼 간 대학로. 날씨가 모처럼 풀렸던 날이었다. 찌는 듯한 더위가 한숨꺾이더니 이 날은 비도 오더라. (feat. 2016. 8월말) 아르코 예술극장 오랜만에 보니 참 좋다. 구름이 잔뜩 꼈지만 바람이 불어 좋은 날. 대학로에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딱히 연극을 봐야겠어 라는 마음보다 그냥 아이들이랑 어디 나갈까? 하는 마음으로 골랐던 연극이라 어떤 연극인지 신경쓰지 않았다. 초딩도 들어갈 수 있는 이왕이면 청소년에게 유의미한 연극이면 좋지. 물론 소극장에서 하는 가격도 적절한!



삼봉이발소는 네이버웹툰으로 먼저 접해 보았다. (지금은 유료되었다. 좋은 작품이니 만큼 유료화따위는 문제되지 않는다. 검색잘해보면 무료도... 쩝) 하일권이란 작가는 목욕의 신이란 작품으로 팬이 되었었고. 작가의 그 신선한 발상에 매료되어 다소 순정필 나는 그림체를 감수하고도 열심히 읽고 감동 받았었다. 좋았던 원작이라 선택도 빨랐다. 게다가 사춘기의 가장 고민인 외모지상주의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가?



줄거리는 그닥 친절하지 않다. 많은 개그적인 소재와 판타지적인 소재때문에 좀 묻혀서 흘러가는 느낌이 있다. 끝도 좀 흐지부지한 느낌도 있고. 하지만 이 작가는 에피소드에 강하다. 아마도 웹툰의 특성인가? 아님 연재만화의 특성일까? 하지만 그 소재가 주는 울림이 꽤나 커서 다른 것들이 별로 눈에 보이지 않는다. 처음 읽을 때의 감동이 더 크기에 그 뒤에 남는 궁금증은 독서후에 약간의 찜찜함으로 남을 뿐이다. 지금은? 그게 많이 궁금하기는 하다. 고양이는? 그 바이러스는? 큰 가위일 필요는?


연극은 충실하게 원작을 따른다. 소극장 특성상 한 인물이 여러 인물을 맡는 것은 어쩔수 없다. 여주의 발성 연기가 너무 마음에 들더라. 다소 우렁찬 면이 있었지만. 소리가 잘 안 들리는 것보다는 백배 나았다. 개인취향일 수도.


작은 무대를 아기자기 활용한 것도 재미있었다. (대학때 쬐~~~끔 연극을 배운게 이럴땐 도움이 된다. 알아야 보인다고) 무대인사 끝나고 연극의 요약본 퍼포먼스(?)는 신선했으나 지나친 축약으로 헷갈리는 장면도 살짝 있더라. 웃어야 하는 타이밍이 있는데 이해 못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게 함정.


유튜브 수많은 엔딩 중에 내가 본 건 여기에 가장 가깝다. 다른 엔딩과 비교해 보니 역시 연극은 배우에 따라서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다. 그게 내가 연극을 사랑하는 이유.


http://youtu.be/F-UkeIceJ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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