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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랜벗 Sep 22. 2016

믿어줘야 한다 진심으로

ビリギャル (2015)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이 영화는 전형적인 판타지 영화이다. 현실이라는 배경에 말도 안되는 거짓을 섞어 버렸다. 저런 엄마가 어디있어? 저런 동생이 어디 있어? 저런 여자아이가 어디있어? 저런 학교가 어디있으며, 저런 학원이 어디있어? 저런 선생님이 어디있으며, 전교 꼴찌가 최고의 사립대에 2년만에 갈 수 있는게 가능해? (음. 왠지 저런 아빠는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학년 꼴찌 갸루가 1년에 편차치를 40 올리고 게이오대학 현역 합격한 이야기'라는 원작도 있고, 그 원작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으니 내가 생각한 것 마냥 무지막지한 판타지는 아닌 듯 하다. 극적인 장치는 있었어도 잘 못하는 아이가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을 갔다는 것은 기본적인 줄거리는 사실이라고 한다. (그런데 실화인지 아닌지 검색이 안된다. 그냥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하니 믿어줄 수 밖에)


그나저나 이 판타지가 가능한 이유는?


엄마의 믿음. 잘 할 수 있다는 믿음. 헌신적인 사랑과 기다림. 초등학교 때부터 왕따였던 딸을 학교에 적응시키고 이끈 것은 결국 엄마의 몫. 게다가 비싼 학원비를 충당하고, 가족의 구심점으로써 세 아이의 엄마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 냈다. 그녀가 없었다면 그 아버지 곁으로 돌아올 수 있었을까?


그리고 선생님의 믿음. 두 선생님이 나온다. 사립학교 교사와 학원의 교사. 학생들이 무얼하든지 말던지 신경쓰지 않는. 정확히 말하자면 말 잘 듣는 아이들만 봐주는 학교선생님이다. 뭐 일반 교사와 큰 차이점을 모르겠다.


오히려 학원선생님이 특이한 거지. 개별로 존중해 주고 그들에게 알맞은 학습방법을 적용해 주려고 학원 선생님을 선택했다고 한다. 왠지 학원과 학교가 살짝 바뀐 듯 하지만 또 달리보면 그것도 맞는 듯 하다. 학교는 개별학습이 어려운 측면이 있지 않는가? 오히려 꼴찌라는 아이의 특성에 비춰볼 때 학원이 오히려 적절해 보인다.


그나저나 학원선생님이 그 아이가 전교 꼴찌임에도 불구하고 가능성을 믿어주는 장면은 감동적이다. 심지어는 0점을 받아도 다 채웠다고 좋아한다. 아이의 수준에 맞게 역사는 만화로, 수학은 초등부터 다시 시작. 적절한 진단과 처방이 돋보인다. 거기에는 밤잠도 적게 자며 아이의 커리큘럼을 고민하는 참교사의 노고가 있었지.


마지막으로 아이의 믿음. 중간에 흔들리긴 했지만 정말로 순수하게 공부를 즐기고 배움에 빠져든다. 노래방에서도 공부하고, 계단마다 포스트잇, 밤새서 공부하고 학교에서는 잠보충. 교사의 말이라면 그대로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모습. 정말로 무엇하나 나무랄데 없이 생각하고 실천한다. 그만큼 절실한 것이겠지?


가족사진. 웃지 못하는 큰 딸.
학원 첫 방문. 아찔한 복장인데도 전혀 개의치 않고 아이를 받아들이는 교사의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다
아버지도... 결국 가족이다.

뻔한 해피엔딩. 뻔한 서사구조. 뻔한 복선이라 뭐라 할 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런 영화 참 좋다. 달달한 마끼야또를 마시는게 뭐 그리 큰 죄라고. 비록 다이어트가 필요하다고 해도 현실을 사는데 이 정도의 판타지를 보면서 즐거워할 자격정도는 있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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