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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랜벗 Aug 01. 2016

사랑의 매

사랑이라는 이름의 회초리..


1.

아이를 때렸다.

아침부터 꼼지락꼼지락.

약속한 시각은 다가오는데

나의 바쁨에 무심한 듯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마냥 게으름을 피우는 녀석에게

아픈 기억을 갖고 담에는 잘하라고

엉덩이 한대를 꽤나 세게 때렸다.


생각해 보면 이런 마음으로

엉덩이를 머리를 툭툭 찰싹 때린 적이 종종 있었다.

아이가 쉽게 금방 달라질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여전히 아이는 비슷한 모습으로 내 앞에 서 있는다.

몇 년이 지난 아이는 내가 때렸다기 보다

훌쩍 커버린 마음때문에 의젓해지고 생각이 깊어진다.


나의 행동은 과연 나의 호의라는 이유로

모든 것을 용서 받아야 하는 것일까?


2.

나는 사랑한다고 당신을 때린다.

아침마다 좋은 하루을 보내라는 인사를 기대하고

밤에는 내 생각으로 잠 못들기를 소망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메시지를 확인하며,

늘 나보다 먼저 말을 걸어주길 바란다.


당신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당신에게 기대하는 것이

당신이 그 기대에 못 미쳤다고

당신에게 실망하는 것이

내가 아이를 때리면서

기대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일방적인 나의 사랑이 아름답지 않음을

시간이 지나고 나면 깨닫고 후회하는데

나는 여전히 사랑하면서 기대한다.

나의 사랑으로 당신을 매일 때리면서도

나는 그것이 매우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포장한다.


나는 정말로 당신을 사랑하는 것일까?


아이가 자라서 나에게 깨달음을 주듯

사랑도 자라면 주는 사랑이 더 큼을 깨닫게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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