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랜벗 Oct 24. 2016

소프트웨어 교육을 18년부터 한다고? (1)

패드라도 쥐어주고 하던지...


올해가 2016년이고, 2018년부터 들어온다고 한다. 초등은 2019년부터라고 하니, 아직 3년이나 남았다. 아니 2년이구나. 적어도 초등교사 중 30% 이상 소프트웨어 연수를 한다고 한다. 연수 내용을 봤지만 별반 신기한 건 없었다. 조금만 IT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그리 어렵지는 않겠더라. 하지만, 다른 교사들은 생전 처음보는 외계어라고 한다. 이걸 원격연수로만 한다는 건... 글쎄...


2015 개정 교육과정 내에 소프트웨어 교육과정 내용


위의 계획을 보면 중학교는 일주일에 1시간 의무로 배워야 하는 시간이 되는 듯 싶다. 필수교과이니 반드시 해야 할텐데 34시간이라 함은 1년동안이겠지? 그러면 한 학년만 하게 될 듯 하고 대부분 1학년이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3학년은 고등학교 입시 준비해야 하니. 그러고 나서 고등학교 때에는 선택과목이 된다. 선택과목은 교사가 없으면 선택해도 학교에서 못 배울 수 있다는 것 아닌가?


초등은 17시간 이상이란다. 17시간만 하라하지 자꾸 더하라고 부추기는 것인가? 게다가 모자라면 창의적 체험활동을 사용하란다. 이미 창의적체험활동은 온갖 계기교육에 안전교육, 보건교육으로 난장판이 되었다.  창의적으로 자율적으로 쓰라 해 놓고는 만만한게 창체라고, 자꾸 새로운 것을 들어올 때마다 그걸 사용하란다. 그럼 학교에서는 무얼하라고!


실과 내용 중 ICT단원을 재구성 하라는 데, 거기에는 한글도 있고, 파워포인트도 있다. 실과는 검정교과서이니 아마도 지침이 나와서 새롭게 학교에 보급이 되겠지?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거기에 내용이 더해진다면 무언가 없어지거나 줄어들어야 한다. 설마 그것이 문서작성이나 프리젠테이션 프로그램이 되지는 않았으면. 생활할 때 특히나 아이들이 보고서 쓸 때, 발표할 때 꼭 필요한 것이기에.


2015. 2월 교육부에서 발표한 소프트웨어 교육 운영 지침


성취기준이라고 하는데, 초등만 잘랐다. 중등에는 실생활에서의 문제해결 영역도 있더라. 생활과 소프트웨어라는 영역은 지난 ICT에서의 정보윤리와 별반 다를 바가 없다. 굳이 교과로 가르칠 필요도 없고, 국어나 사회, 도덕과목과 연계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핵심은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일듯 싶다.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 성취기준

잘라놓고 보니 위의 그림과 같네. 이런. 어쨌든 '어떤 프로그램'을 사용하는지는 나오지 않고 그냥 개념과 체험, 이해 체험 뭐 이런 것들만 있다. 내가 이해한대로 하면 속칭 말하는 '언플러그드' 활동으로도 가능하다는 생각도 든다. 컴퓨터 없이 코딩교육을 할 수 있는 자료들의 주변에 많이 있으니 그걸 활용해도 되고, 스크래치나 엔트리, 혹은 요즘 피지컬 컴퓨팅이라고 불리우는 작은 로봇들을 사용할 수도 있겠다. 결국 이 격차는 학교의 기자재의 보유 수준에 따라 다를 것이다.


이것을 보정해 줄 것이 교과서, 지도서일텐데 현재 학교에 나와 있는 건 없다. 연구보고서나 교사동호회, 민간단체들은 열심이다. 햄스터와 엔트리를 이용한 수업을 보았는데 아이들은 폭발적인 반응이다. 내가 봐도 재미있으니 할 말 다했지. 아, 햄스터는 작은 기계 이름이다. 6만원 정도 하는 것 같다. 한 사람에 하나씩 가지려면 25명 기준으로 150만원. 1인 1패드를 하면 30만원 * 25개. 무선 인터넷도 필요하려나? 문제는 800만원 넘는 그 돈이 한 반치라는 거다. 한 반치 사서 돌려서 쓰면 되겠지. 고장나지 않게 소중히 써야 한다. 함부로 쓰다가 떨어뜨리면 큰 일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굳이 아이 하나당 기기 하나씩 갖게 할 필요가 있을까? 모둠학습을 하려면 배려가 넘치고 순서를 잘 기다리는 아이가 필요한데 어림 없다. 저학년일수록 더 심하고. 어쩔 수 없으니 여럿이서 학습을 하지 1인 1기기면 더욱 좋지 않는가?


어떤 사람은 이야기한다. 집에 있는 패드나 스마트폰을 활용하게 하자. 그 순간 학교에서는 수많은 항의전화, 언론에서는 없는 아이들을 위한 배려가 없다고 꼬집을 테다. 적어도 교육은 평등하게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예산이 부족하면 결국 컴실에서 해야지. 스크래치나 엔트리, 혹은 code.org 이용하면 쉽게 교육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만 사용해도 위의 성취기준을 달성하는데에 크게 어렵지 않다. 하지만 내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소프트웨어 교육들은 일종의 생활 속 문제해결을 해결하려는 '선행학습'을 시키더라. 내가 알기론 그건 중고등학교에서 가르쳐야 할 성취기준이다. 위의 교육과정 대로라면 '선행학습 금지법'에 위반이라도 되는걸까?


선도학교라도 학교들은 많이 늘어나고, 뉴스나 신문에 가끔 언급들이 되지만, 스마트 교육조차도 잘 되지 않는 교육현장에서 화두만 던져놓고 알아서 하라는 식의 이런 방식의 추진은 참 난감할 뿐이다. 결국 학부모들은 이야기한다. 그래서, 그게 입시에 무슨 도움이 되는데??? 그래서 대학특별전형에 소프트웨어가 들어갔구나!


우리의 컴퓨팅 사고력은 결국 입시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었는가?

작가의 이전글 내 생에 찬란했던 시간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