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오리야, 울지마

by 늦깎이 꼬꼬맘

올해 3월부터 새로운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23개월의 삐약이.

가뜩이나 엄마 껌딱지가 심한 아이인데, 어린이집까지 바뀌니 등하원 할 때마다 울음투성이었다.

등원 할 때는 엄마와 헤어지기 싫어서 울고,

하원 할 때는 '띵동'하는 소리에 '우리 엄마인가!' 기대하고 봤다가 아니라 울고...


초등학교 교사인 나는 일하고 있음에도 혹시나 울고 있을 우리 삐약이가 걱정되고 마음 아파

같은 반 친구 10명 중, 가장 먼저 삐약이를 하원시키곤 했다.


새 어린이집 적응 기간이 길기도 했다. 3개월정도 지나서야 삐약이는 등원할 때는 잘 울지 않게 되었다.

주말을 지나고 월요일에 등원할 때나, 연휴가 끝나고 엄마아빠랑 신나게 놀다가 오랜만에 등원할 때는

아직도 엄마~하며 울었지만 말이다.


등원할 때 더이상 울지 않는 삐약이를 보며, 나는 가슴을 쓸어내렸고 비교적 마음 편하게 출근할 수 있었다.


하지만 26개월의 삐약이는 아직도 하원할 때 울면서 나를 맞았다.

삐약이의 눈물을 닦아내고 다독거리며 매번 나는 마음 아파했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린다고 이 어린것이 나를 찾아 울고 있는데 이렇게 빨리 복직을 했을까.

죄책감과 함께 삐약이와 집으로 돌아가는 하루하루를 보냈다.


제법 말을 하게 된 28개월의 삐약이는 이제 하원할 때 거의 울지 않는다.

아직도 여전히 삐약이를 다른 친구들보다 일찍 하원시키기도 하지만,

기다리면 엄마가 온다는 것을 삐약이가 인식하게 된 것 같다는 것을 나는 삐약이의 말을 듣고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런 삐약이의 마음이 너무 애달파서 울고 말았다.


오래 전 삐약이가 더 크면 읽어줘야지 하고 사 놓았던 미운오리새끼 책을 삐약이에게 보여줬을 때,

미운오리새끼 원래의 이야기와는 상관없이

울고 있는 아기 오리 그림을 쓰다듬으며 우리 삐약이는 이렇게 말했다.


'아기 오리야, 울지마. 엄마 금방 온대.'


삐약이는 '아기 오리야, 울지마. 엄마 금방 온대.' 이 말을 수차례 되뇌였다.


마치 엄마가 보고 싶어 우는 자기를 위로하듯이 말이다.

모든 우는 아이가, 엄마가 보고 싶어 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듯 말이다.


삐약아, 울지마. 엄마 금방 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