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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드한 Feb 02. 2023

잡담 : 펜할리곤스 블루벨과 암내

새로 산 향수.


예전 영국여행 때.

한 여름에 바바리코트를 입고 겨드랑이 부분이 다 젖은 채 내 옆을 스치던 영국인 노숙자에게서 나던 코를 찌르던 암내.

한국 노숙자가 주위에 들어올 때의 염려는

[ 저 사람이 과연 어떤 지저분하고 꺼림칙한 환경에 있었을까 ]인 반면

서양인 노숙자를 볼 때면

[ 뭘 먹고 어떤 분비물을 뿜어내어 무슨 야릇한 냄새를 맞닥뜨릴까 ]이다.


영국의 우거진 숲이, 그 지역 사람들과 같이, 만약 독한 냄새를 풍긴다면 꼭 이럴 것 같다.

서양 숲의 암내.

젖은 이끼와 막 피어나는 장미향, 목련 잎을 짓이기면 나는 향이 섞여 있다.



다이애나 비가 생전에 가장 좋아했다는 향수.


그 매력적인 스토리에 취해 이걸 사면 안된다.

자신의 맨 몸 냄새가 어지간히 좋지 않다면,


경우에 따라,

처음의 좋은 향이 빠지고 난 잔향에서는

뱉어 놓은 침냄새가 날 수 있다.


흔히 알고 있는 향수와는 결이 많이 다르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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