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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드한 Feb 23. 2023

잡담 : 한국어 원어민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 초심자들이 영어 원어민과 얘기할 때, 

그들의 영어수준 만큼 순수해지는 대화를 목격하곤 한다.


일례로 How are you? 라고 물으면 그 날의 컨디션과 상관없이 언제나 해맑게 상대를 안심시키듯 

I am fine thank you라고 해주고 And you? 라고 되물어 보는 자상함을 보인다.


조금 더 나가서는 How is your wife? 혹은 It is very hot today 등의 침묵을 깨는 등 가벼운 신변잡기를 꺼내며  세계시민으로서의 풍모도 풍긴다. 


못알아 들을 때는 수줍게 미소짓기도 하고 갖은 손동작으로 이미지를 그려낸다. 

 

그들은 그들이 갓 배운 언어로 이유없이 진지해지거나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못한다.

언어가 사고를 지배함이다. 




입으로 만드는 온갖 죄와 해악은 용법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그들의 모국어인 한국어 때문이다. 


아는 동생이 베트남 어느 회사의 대표로 갔다.

외롭고 심심하다고 카톡이 한번... 오기도 했다.


많이 부럽다.

영어와 현지어 과외를 일주일에 세번씩 받는다고 한다.

나도 그러고 싶다.


내가 내뱉고 듣는,  행간의 의미 / 불순한 의도/ 이면의 논리 까지 다 알고 있어 정신 사나운

한국어로부터 한동안 격리되어 여덟살 순수한 사고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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