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인 May 28. 2020

엄마 다리는 두개. fea 아줌마 푸념

고양이 얼르는 두개의 손.



키우는 고양이가 두 마리 있는데 

고양이 답게 아침이 부산하다.      

즈이들이야 분주했던 밤생활을 마감하고 

이구구구..... 하품하며 잘 준비하는 시간이리라.      

한 마리가 이뻐해달라 달려오면

다른 한 마리가 눈치보며 지도 같이 이마를 내민다. 

긁어주면 좋아한다.      




엄마 손 두 개잖아... 둘다 긁어줄게..

접시돌리는 중국 곡예사처럼 양손으로 두 마리를 

한번에 얼르고 달랜다. 

궁디도 팡팡. 

온 몸 골고루 긁고 털고. 손으로 한바탕 전신마사지가 이어진다.      


그러다 문득. 15년 전쯤인가...  옛날 일이 떠오른다. 


지금 스물 셋된 큰 아이가 대여섯살무렵이고. 둘째가 두세살 무렵

둘째야 어려서 엄마를 따랐고. 덩달아 윗녀석도 슬금슬금 눈치보며

엄마 나도 있어...하면서 엄마 손길을 갈구했던 시절이었으리라.     


둘째 아이 안고 있으면 저 멀리서 첫째가 빙빙 돈다. 

딱이 용건이 있는건 아닌 것 같은데 뭉기적 뭉기적 바닥을 비비면

오냐 너도 와라. 끌어당긴다. 

어쩔 때는 지가 먼저 와락 나한테 안기는데 그러면 먼저 자리차지하고 있던 

둘째 놈이 형아는 왜 오는데!! 밀쳐내지만 첫째라고 다 큰 것도 아니고 이제 지도 유치원

꼬맹이니 당연히 엄마 품이 그리운걸 어쩌리오.     


엄마 다리 두 개잖아. 

하나님이 형제 둘 같이 앉히라고 다리를 두 개 주신거야. 

골반이 빠질 것 같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양 다리에 두 녀석을 앉히고 

두팔에 동일한 악력으로 동시에 꼬옥 껴안아준다.    

  

엄마다리 두 개잖아.. 둘 다 같이 앉을수 있어. 

다 같이 앉을수 있기는 ... 그때도 이미 방댕이가 나랑 비슷한 사이즈였던 발육이 좋았던 

두녀석을 한꺼번에 끌어안고 엄마가 하나도 불편하지 않다는걸 보여주려 다리까지 들썩거리며 얼러줬다. 

하나같이 정형외과 의사들이 봤다면 혀를 끌끌차려 아줌마 그러다 늙어서 고생하십니다....할 일들만 

골라서 하던 시절이었다. 


다리야 저리건 말건. 애들 끌어 안고 행복했던 시간이 

이제는 다 과거로 흘러갔다.    

  

다시 그 날들로 돌아가고 싶은것일까.

생각하면 나의 인생의 리즈시절이었던 그때

세상에서 가장 큰 금덩이가 그보다 귀할까

세상에서 가장 예쁜 꽃송이가 그보다 이쁠까.

눈물나게 눈부셨던 날들이지만     


리바이벌은 글쎄....내 스타일은 아닌것 같다. 

지금도 걔들은 문짝만한 몸뚱이를 지닌채 또다른 맥락으로 귀여우니까

남들이 징그러워 하거나 말거나 나는 눈으로 걔들을 매일매일 어른다.

아들 둘이 아쉬울까봐 하나님이 나중에 옛다 니가 고생하는 김에 하나 더 가져라.

하고 아귀를 맞춰주신 삼형제를 한 눈에 끌어 안고 매일 어른다.      


싫어 할수도 있겠다. 

이런건 티내지 말아야지.

구박만 먹는다. 

엄마 징그러워....

쩝.  냉수 마시고 속차리고. 고양이나 얼러야지. ㅋㅋ

작가의 이전글 앤틱을 누가 살까19-보석반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