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네 집에 들렀다.
오늘 꽃화분을 사들고 엄마 집에 들렀다
우리 엄니는 올해 80되셨다
엄마가 80되셨다는 이 말은
오늘은 해가 서쪽서 떴던데? 라는 말만큼이나
내게는 비현실적이다
기억속에 울엄니
파란 땡땡이 원피스를
차려입은 엄마를
눈부시게 올려다 봤던
그 여름의 오후
그 시절의 엄마는
젊었고
청청했고
건강했고
밝았다
그때의 엄마는 지금의 나보다 젊다
그런 엄마가 80이다
엄마가 꽃을 좋아하신다
내 꽃은 사면서
엄마를 떠올릴수 밖에 없는것은
우리 엄마가 80이기 때문만은 아니지만
80인 엄마가 멀지않은 시간안에
먼길을 떠나시고 나면
2016 이 봄
저 꼴난 꽃화분 몇개
엄마집 베란다에 들여놔드리지 않은
오늘이 너무 후회되서
다시는 차마 그 어느 꽃들도
얼굴을 마주보지 못할것같아
부랴부랴 꽃화분 몇개
엄마네 베란다에 밀어넣어 드렸다
가는길에
퐈히 바겟에서
'유자향 파운드케익' 한줄
덤으로 얹었다
오늘 우리 엄마는
너무 좋아서 연신 벙긋벙긋
나를 배웅하셨다
최근 가장 행복한 날이라 하셨다
내가 쓴 돈은 고작 48000원의 돈과
두시간의 시간과
약간의 수고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