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년! 달고 쌉쓰름한 자영업분투기
어느 날 아침 문득 눈을 떠보니
나는 마흔일곱 살이었다
이렇게 특별한 나이가 있다니...
자영업을 한다고 내 몸안의 세포 하나하나까지 혹사하며 버텨온 지난 20년이 이 나이 먹도록 산 세월 중에 가장 치열했고 또 싱싱했던 시간이었다.
내가 흔히 말하는 자영업을 시작한 것은
2000년 무렵이었다
무려 인터넷 쇼핑몰이었다
쇼핑몰이라고 하면 어디 지하상가 쇼핑몰?
이러던 시절이었다.
이후 서너 번 정도의 크고 작은 아이템 변화를 거쳐 지금은 특이한 조명들을 파는 작은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역시 온라인 쇼핑몰이고 창고 겸 쇼룸을 갖고 있다
장장 20년의 시간이었다.
애면글면
그야말로 애면글면
그렇게 버텨오다 보니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한때는 성공한 여성 사업가로 방송에 소개가 되면서 나의 성공기를 자랑스레 떠벌리던 때도 있었다.
매출이 얼마라고 떠벌리는 건 좀 촌스럽지요? 하면서 겸손한 건방을 떨었고
‘대박 났다’이라는 말이 나 자신도 어색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그 또한 지금 생각해보면 길고 긴 자영업 여정에 한순간이었다
그 시절이 자나고 나니 또다시 애면글면의 시간이 찾아왔다.
환호의 시절은 짧았고
고난의 시절은 길었다.
나는 가끔 삼성 이재용 회장을 떠올리며
파이팅하시길... 하고 응원을 보낸다.
매일 아침 먹이사냥을 떠나야 하는 기구한 팔자가 똑같다는 점에서
나는 이재용이라는 장사꾼이 낯설지 않다.
같은 종의 동물이다.
벌기 위해 싸우고 놓치면 아쉽고
다치면 아프다.
뭐가 다를까? 사이즈가 다를 뿐.
장사하는 인간들은 다 비슷한 고민을 한다.
더 먹으라니 조금 더 고민이 될 뿐.
돈 벌려고 애쓰기는 다 마찬가지다.
자영업자 그들은
손으로는 접시를 돌리며
입은 장사를 하고 발로는 목적지로 나아가며 눈으로는 눈물을 흘리는
슬픈 곡예사들이다.
지금도 아침저녁으로 매출을 고민한다.
어제의 매출로 기분 좋을 여유가 없다.
성공의 순간에 카메라를 들이대면 성공담이 될 터이고 실패의 순간에 카메라를 들이대며 실패담이 된다.
그러니 오늘도 매출을 고민하며 밤잠 설치는 자영업자들
특히 아줌마 자영업자들.
이바인이 삼 형제 키우며 눈물 뿌리고 살아온 자영업 분투기 20년.
들으실 준비를 하시라.
재미있게 들을 뿐. 교훈따윈 전혀 없다.
왜냐면 그대들은 그대들의 스토리를 써 내려갈 테니.
이바인 이야기는
오늘도 쓸쓸히 혼밥 하며 뭐 재밌는 거 없나.. 폰을 뒤질 때 한 장씩 읽으시라.
그게 딱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