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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고 파일럿 Sep 25. 2020

풍선이 아닌가?

LA 시내


야간 비행을 하고 공항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1 방향, 10마일 정도 떨어진 거리에   야광 풍선이 둥실둥실 떠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위험할  같아 관제사에게 이야기를 했다.
 
“7,500피트,  위치로부터 1 방향 10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노란색 풍선 같은  보입니다.”
풍선이요? 알겠습니다. 보고 감사합니다.”
 
내가 보고를  이후, 관제사가 근처에 지나가는 다른 항공기들에게 풍선이 있다는 보고가 들어왔으니 조심하라는 주의를 준다. 뭔가  덕분에 사람들이 안전해졌다는 생각에 조금 들떠서 약간은 으쓱대며 기분 좋게 비행을 하고 있는데, 날아갈수록 풍선 크기는 커지는데 가까워지지가 않는다.
 
이쯤 되면 풍선을 지나쳤어야 하는데, 물리적으로도 맞지 않는다. 가까워지면 커져야 하고, 멀어지면 작아져야 하는데 풍선은 가까워질 생각은 안 하고 크기만 점점 커지고 있었다. 심지어 야광 불빛은 점점  강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뭐지? 풍선이 아닌가?
 생각이   채로 일단은 풍선을 주시하며 조금  날아가고 있는데, 풍선에 크레이터가 보이기 시작한다. 풍선에 크레이터, 있을 리가 없다. 풍선이 아니라 달이었다. 아니 무슨 달이 저렇게 노랗고 풍선처럼 생겼지.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아직도 관제사는 거기를 지나가는 항공기들에게 풍선 주의보를 내리고 있었고 나는  교신을 들을 때마다 죄책감에 시달려 너무 미안해지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고백을 해야 하나, 아니야, 조심해서 나쁠  없잖아. 정말 풍선이 있을 수도 있잖아? 아니야 그래도 잘못된  말해야지. 결심을 굳히고 라디오를 눌렀다.
 
 … 저기, 풍선이 아니라  같아요.”
“Say again?”
풍선이 아니라 달이네요.”
 
 말을 끝으로 관제사의 답은 들리지 않았다. 너무 민망했다. 내가    같은 주파수에 있는 항공기들의 교신에 푸슙하는 코웃음 소리가 조금 진하게 섞인 것은 아마 기분 탓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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