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돌 플러스
건강한 잇몸으로 맛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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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촬영을 했다. 내가 기획한 콘티는 아니었기 때문에 나는 그저 대행사의 책임자였고 클라이언트의 보좌역이었다. (내가 다니는 회사가 기획한 콘티도 아니었다. 저 마지막 카피를 쓰긴했네.) PPM노트에 촬영 현장의 주차장이 명시되지 않았고 또 집으로부터 어느 정도 먼 거리였으므로 4호선 6호선을 타고 가기로 계획했다. 그래서 6호선 효창공원앞 역의 6번 출구에서 나와 어떻게 촬영 현장으로 가는지 동선을 미리 확인해 두었다. 하지만 촬영 당일 6번 출구 앞은 출근길이었다. 택시가 없었다. 대략 열 대 정도를 그냥 보내고 나서 나는 현장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조금은 뛰면서 걸었다. 보통은 스탶들의 콜타임보다 일찍 도착하는 스타일인데 이번 촬영은 뭔가 나대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낭패였던 것이라고 자책하며 뛰어갔다. 불과 30미터 정도를 움직였을 때 도로상의 검정 그랜저에서 나를 찾았다. “이봐요~! 타세요.”, “네?” / 모르는 사람이었다. 50대 초반의 아주머니였다. “모셔다 드릴게요.” / 나를 아는 사람일까? 짧은 순간 납치까지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한데 그래도 저분이 나를 납치하기엔 힘이 들지 않을까? / 가까이 다가갔다. “전철역에서 차를 못 잡는 것부터 봤어요. 급하신 모양인데 제가 태워다 드릴게요.” // “남편이 출근하기 싫어해서 회사 데려다주고 오는 길이예요.”, “아! 네~” / 저도 사실 오늘 콘티가 제 것이 아니라 잠시는 가고 싶지 않았어요,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랜저는 미끄러지듯 나아가서 (그랜저 그 모델은 내가 광고했던 모델이었다.ㅎㅎ) 곧 촬영장에 도착했다. 고맙습니다를 연발하고 촬영장에 도착하니 광고주(클라이언트라는 표현이 보다 적합하다. 광고의 주인이 어찌 브랜드의 월급쟁이 단독이란 말인가. 관련된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야지.)께서 한 말씀 건네신다. “관광객이야?” / 나는 피식 웃으며, 앞으로는 촬영장에 정장을 입고 가야겠어,라고도 생각농담을 하며 앞서 찍었던 장면들을 체크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