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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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진현
스승의 날에야 찾아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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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내게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분들이 있다. 지금도 막 인스타그램에서 어떤 분이 '선생님'이라고 날 호칭했다. // 수년 전에 대학생들을 잠시 가르쳤다. 광고 카피에 관련된 수업이었다. 나는 지금도 그때 그 학생들을 잊을 수 없다. 나도 잊지 못하지만 몇몇 학생도 나를 기억해주고 있는 것이다. 오늘의 '선생님'도 그때 그 클래스의 학생이다. // 학생들은 정말 아름다웠다. 쎄뚜! / 그 말 밖에는 할 말이 없다. 정말 아름다웠던 거다. 간혹 투정을 부리는 남학생들이 있긴 했지만 그분들도 예뻤다. 그때의 경험들이 지금, 내가 내 아들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 나는 말이다. 스승으로부터 도움받고 또 학생들로부터도 도움받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 그때 그 클래스로부터 SNS를 통해서나마 여전히 교신하고 있는 분들은 대략 열 분 정도다. 나는 이렇게 학생들로부터의 혜택을 받고 있는데 내 스승에게는 어찌하고 있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 내 선생님들도 여전히 아름다우실 것이다. 그러나 두렵다. 그간 찾아뵙지 못한 내 행동이 후회스럽다. 마음, 마음 그대로는 참 간사한 거다. 산다는 게 특별한 것이 아니란 것을 이제야 알았으니... 마음은 또, 아프다. 산다는 건 아무 때고, 또 해마다 선생님을 찾아뵙고 함께 밥을 먹고 차를 마시는 일이다. 산다는 건 정말! 업무시간이 줄어들어 상사로부터 질책을 받더라도,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때로는 차를 몰아 선생님을 찾아뵙는 일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반면에 혹시 어떤 학생이 나를 찾아올까 또 두렵다. 내가 뭐라고 찾아올까, 나는 선생님을 찾아뵙지 못했는데... 두렵고 미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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